최근 「타임」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25명 중 1위를짐 클라크가 차지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 중 짐 클라크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될까 자못 궁금하다.
짐 클라크는 넷스케이프라는 소프트웨어회사의 사장이다. 타임지가 선정한25인 중에는 정보 초고속도로의 구축을 주창하고 있는 앨 고어 부통령도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빌 게이츠나 앨 고어, 짐 클라크.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다 보면 세계소프트웨어의 최대 강국다운 미국의 면모를 파악할 수 있고 타임이라는 잡지가 대변하는 미국 지성인들의 의식수준을 알 수 있게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정보통신부와는 별도의 정부조직으로서 정보기술부를두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정보기술부를 정부의 정식 조직으로 신설한 뉴질랜드는 이 방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선두주자격이다. 정보기술이라는 것은 다름아닌 소프트웨어기술의 별칭이다. 즉 선진국에서는 소프트웨어부가 환경부나 과학기술부 못지않은 국가 전략부처로 이미 자리하고 있다는충격적인 이야기다.
소프트웨어산업이 과연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일일이 거론할필요가 없다. 그러나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실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우리가 내놓을 만한 상품이라고는 워드프로세서 몇 종류와 전자결재 관련제품 몇몇에 지나지 않음을 알고 있다. 소프트웨어산업을 대변하는 운용체계·데이터베이스·웹브라우저 같은 핵심적인 제품들은 국내에서 상품화는 고사하고 개발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70년대 10년이었던 첨단 소프트웨어의 제품주기가 80년대에 들어서는 5년,90년대 들어서는 2년으로 점점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산업계의 존재 의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시스템 통합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선진국에서 개발해 놓은 소프트웨어들을 그대로 들여다가 단순히 짜깁기하는 일에만 모두가 열심히 매달려 있을 뿐이다.
정부 차원의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정책도 거의 실종상태다. 국립 소프트웨어연구소 하나 없으면서 정보화사회를 앞당기고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으로국가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는 계획은 헛구호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우리나라가 국제무대에서 자랑할 것이라고는 이제 단 두가지밖에 없다. 하나가 세계5위를 자랑하는 교육수준과 세계7위에 올라있는 과학기술 분야의고급인력 확보율이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느 산업을 키워야 할지를 가르쳐주는 정확한 지침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고급 두뇌를 활용한 지식산업이요더 바람직하게는 첨단 정보산업, 더 자세히 말하면 소프트웨어산업이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분야를 관장하고 있는 조직은 정보통신부지만 아직까지 소프트웨어산업을 육성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없다. 이것은 정보통신부의 정책 대부분이 통신망 구축에 집중되는 데서 오는 당연한 결과이다.
오는 2000년 경제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7위 수준(G7)으로 진입하겠다는 정부의 중기목표를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정부 정책들의 초석이 될 소프트웨어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부 신설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文松天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경제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5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6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7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8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9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