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업계, 고급인력 이직 잦아 인력난 심화

반도체 소자·장비 관련 전문엔지니어 인력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가운데 최근에는 국내 전문기술인력의 해외유출 사례까지 빈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시장 확대에 따라 소자 및 장비업체들의 전문기술인력 수요는 크게 늘고 있으나 정규교육과정의 미비와 잦은 인력이동으로 대다수 업체들이 전문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D램 생산을 적극 추진중인 대만 등 해외업체들의 인력스카웃 손짓이 본격화되면서 올 들어서는 반도체3사의 생산라인 오퍼레이터를포함한 5∼8명의 핵심 기술인력이 이들 업체로 옮긴 것으로 알려져 업체들이긴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업계의 인력난은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기인한것으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전문인력의 해외유출은 기술이전 효과까지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의 인력난은 반도체 시장확대와 아남·일진 등 웨이퍼가공(FAB)시장 신규진출로 인해 늘어나는 인력수요를 공급이 따라가 주지 못하는 수급상황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지만 업체들이 자체 인력육성보다는 손쉬운 스카웃을 선호하는데 따른 악순환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인력난은 반도체 업계의 3D직종으로 불리는 리니어·파워·RF등 아날로그 반도체와 전공정장비 분야에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아날로그IC 부문 필요인력의 30∼50%선을 제때에 채용하지 못해 개발 및 생산에 애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아날로그가 디지털에 비해 기술적으로 까다롭고 테스트 과정도 복잡한 데다 디지털 바람으로 학생들이 이 분야 전공을 기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비분야의 경우도 조립 등 후공정분야는 기계분야 전문인력을 활용할 수있어 인력수급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공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전공정분야는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공정장비 전문인력난이 반도체 여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지보수인력이 많이 필요한 장비산업의 특성에 원인이 있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장비전문엔지니어 육성 과정이 전무하다시피한 국내교육현실에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장비관련 교육과정은 서울대학교 반도체 공동연구소에서 간헐적으로개설하고 있는 프로그램 정도가 유일한 실정이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장비분야 엔지니어 지망생은 턱없이 부족한 반면 반도체 집적도 발전속도에 따라 계속 새로운 장비가 출현하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 늦기전에 대학 등 교육기관과 연계해 반도체장비 교육센터와 같은 전문 교육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묵·정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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