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영상SW업계 세계를 간다(5);음반(상)

지구촌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경제권이 하나로 묶여져 같은 햄버거를 먹고같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특히 문화현상의 전파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비틀스·엘비스 프레슬리·마이클 잭슨 등이 부른 팝은 음반으로 출시되자마자 세계각국에서 동시에 즐긴다. 이들은 메가톤급의 흥행을 기록하면서 전세계 음반산업을 좌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음반관련 매출액이 약 4천5백억원으로 세계 10위, 아시아 2위에해당하는 국내 음반시장은 BMG·EMI·워너뮤직·소니뮤직·폴리그램 등의 다국적 음반사들과 타워레코드 등 외국 대형 음반유통사들에 안방을 내주고 있다.

우리업체나 가수들은 세계시장을 상대로 진출하려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단지 일부가수들이 고작 해외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위문공연이나 한국시장진출을 노리는 일본업체들의 전략에 따라 일부 가수들이 일본에서 활동하는정도였다.

또한 많은 클래식음악가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을 음반으로 출시, 세계시장에 내놓은 업체들은 모두 외국 메이저였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에 「우물안 개구리」였던 국내 가수들이나 업체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선두주자는 박진영. 그는 해외진출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인 「언어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속에서 성장했고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록발라드와 댄스뮤직 등의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박진영은 음반메이저인 EMI를 통해 영어앨범을 발매키로 계약하고 취입에들어가 해외 메이저 음반사를 활용하는 선례를 남겼다. 앞으로 국내가수들이해외진출을 시도하는데 있어 한 유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진영과는 달리 음악 자체의 완성도로 해외진출에 성공한 경우로는 남성4인조 그룹 「블랙신드롬」이 있다.

국내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한 이들은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를약 10년동안 고집, 음악적 완성도와 깊이를 갖추고 유럽시장에 진출하는 데성공했다. 3년동안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6집앨범 「짜라투스트라」는 국내처음으로 영국의 HTD레코드사를 통해 유럽전역에 발매될 예정.

이들의 6집앨범에 실린 타이틀곡 「짜라투스트라」를 비롯해 「Knocking On Heaven’s Door」와 한국어 가사로 이루어진 「다시 사랑할거야」 등은 지난달 22일부터 영국의 국영방송인 BBC라디오를 통해 방송되기 시작하면서 영국 팝음악계로부터 『탁월한 한국의 록음악이 영국을 강타하고 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가수들뿐만 아니라 음반사들도 독자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영상사업단의 삼성뮤직은 미국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아예 미국의 신인 팝가수들을 전속으로 확보, 음반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으며 라인음향은 가창력을 인정받은 박미경의 영어음반을 제작, 일본 및 세계시장에 직접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음반시장의 성장세와 향상된 국내가수들의 음악성이 해외진출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