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조명기기 수입 "뜀박질" 수출 "뒷걸음"

국내 조명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 조명기기 업체들의 수출물량은 소폭 증가하거나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조명기구의 경우 지난해 수출은 94년 보다 25 ·6% 줄어든 4천9백70만9천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명기구 수출은 지난 88년 9천9백46만9천달러를 정점으로 한 뒤 89년 -1 ·6%, 90년 -18 ·8%, 91년 -32 ·2%, 92년 -10 ·6%, 93년 -4 ·2%등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여서 지난해의 경우 88년에 비해 수출이 절반 가량줄어든 셈이 됐다.

램프류 수출도 조명기구와 비슷한 실정이다.

83년부터 해마다 평균 20% 이상씩 수출이 늘어났던 램프류는 89년부터 수출이 소폭 증가추세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1억4천3백24만1천달러를 기록, 94년보다 11 ·4%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수입은 급증추세여서 조명기구의 경우 93년부터 해마다 두자리수 이상의 수입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94년보다 98 ·3%가 늘어난7천3백93만2천달러의 조명기구가 수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램프류 수입도 92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93년엔 92년보다 14 ·0% 수입이 늘어났으며 94년엔 31 ·3%, 지난해엔 33·6%로 램프류 수입이 늘어났다.

이처럼 국내 조명산업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원인은 국내 업체들의 영세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국내 조명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면 대다수 업체들이종업원 20명 내외의 가내 수공업 형태를 띠고 있으며 그나마 갈수록 일손이달리고 있는 상태다.

중소업체들은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나 가정주부 등을고용하고 있지만 생산성 향상에는 커다란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대형업체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이전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산업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못하고 있다.

국내 조명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또 한가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디자인에 대한 투자 저조이다.

특히 조명기구의 경우 국내 소비 수준 향상과 더불어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제조하는 국내 업체들 대부분이 가격 경쟁력에만 몰두한 채 디자인 개발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고 있다.

대부분의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디자인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타사 제품을 모방하다가 형사입건되는 사례도 빈번한 실정이다.

조명기구 수입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세련된 디자인의외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지만 국내 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책을 효과적으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필립스·GE·오스람·실바니아 등 세계적인 조명업체들은 이처럼 국내 조명기구의 수요가 고급제품 위주로 변화되자 최근 직간접 방식으로 국내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이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램프 및 조명기구를 포함해 약 20%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갈수록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가품일수록 외제 선호사상이 뚜렷하다』며 『국산조명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제품개발 뿐 아니라 디자인 개발에도 주력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공동연구소 설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