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뇌 활동 검색장치

뇌과학분야는 의학.생물학 관련 종사자들 뿐 아니라 공학.물리학.수학 등을전공하는 학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초과학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는분야이다.

뇌과학은 특히 신경정신질환과 노화 등 의학적인 의문에 근본적인 해답을가져다 줄 가능성이 있다.

뇌는 동물의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의 하나이므로 뇌기능, 특히 인간의뇌기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측정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이러한 측정장치로 자기공명을 이용해 혈액내 환원 헤모글로빈을 계측하는 fMRI(펑셔널 핵자기공명영상법)와 뇌의 신경활동에 의해 생기는 신경전류를 측정하는 MEG(뇌내부자장계측), 양전자를 방출하는 핵종을 이용한 PET(양전자방사단층촬영법), 방사성의약품 미량을 인체에 투여해 방사능을 측정하는 SPET(단광자방사형 컴퓨터단층촬영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이들 모두 최소 수억에서 비싸게는 십억엔이상을 호가하는 고가 장비일 뿐만아니라 전용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반병원이나 연구실에서는 이용이어려웠다.

3년전부터 "고차뇌기능계측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온 일본 히타치제작소 중앙연구소는 취급이 간편한 적외선이용 "광도포그라피기술"을 개발했다. 도포그라피란 2차원화상 혹은 2차원화상계측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기술은 뇌가 활동을 하면 혈액량이 이에 반응해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즉 적외선으로 뇌의 혈액량과 혈액이 포함하고 있는 헤모글로빈의분포를 측정해 뇌의 활동상황을 화상화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한 계측장비의 크기는 병실에서 병실로 간단히 이동할 수있는것에서부터 수술용 냉장고처럼 거대한 제품까지 용도에 따른 개발이 가능하다.

가격도 실험시스템이 1천만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실용화 단계에서는 수백만엔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회중전등의 흰 빛을 손바닥으로 막으면 손등으로 빨간빛이 투과되어 보이는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체를 빛이 통과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히타치중앙연구소는 이처럼 뇌의 내부도 빛을 투과시켜 볼 수 있다면 대뇌피질의 혈액분포를 조사함으로써 뇌의 활동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뇌피질은 두께 2.5mm정도의 얇은 조직으로 언어.시각.운동 등 대부분의 신경활동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뇌는 두께 8mm정도의 두개골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가시광선의 투과는 불가능하다.

이 연구소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을 착안해 냈다. 적외선 파장의종류에 따라서는 투과율이 높아 두피와 두개골을 투과해 대뇌피질내부에서반사되어지는 것이 있다. 동연구소는 출력 1mW이하의 7백80nm과 8백30nm의 2개파장을 이용했다. 2개의 광케이블을 사용해 1개파장은 두피위 어떤 각도에서 비추고 또 다른 1개파장은 2~3cm떨어진 또 다른 위치에서 대뇌피질에서반사되는 신호를 검출한다. 이것이 바로 광도포그라피의 원리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혈액량 변화와 빛 흡수율의 차이를 비교하여 헤모글로빈의 종류(산화.환원)와 분포를 화상화할 수 있다. 혈유의 확인작업은 양이많고 변화가 큰 산화헤모글로빈이 적당해 주로 이를 측정하지만 환원측도 계측이 가능하다. 이는 전체 헤모글로빈 양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산화형과 환원형의 헤모글로빈을 독립시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헤모글로빈의 양의 정량화를 가능케 해주므로, 뇌과학 기초연구에 밑거름이 되는큰성과"라고 동경경찰병원 뇌신경외과의 와타나베 과장은 평가한다.

뇌기능을 화상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위치(다채널)에서 측정해야 할 필요가있다. 최근 이 연구소는 발사용 5개와 검출용 4개를 서로 엇갈리게 해 총 9개의 광파이버로 12개 채널을 형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히타치제작소 중앙연구소와 동경경찰병원은 뇌의 부분적 활동을 알아내기위해 손가락을 지배하는 뇌활동을 화상화하는 실험을 공동으로 실시했다. 일반적으로 운동기능은 뇌의 우측이 몸의 왼쪽을, 뇌의 좌측이 오른쪽을 지배한다. 이 점을 활용해 실험에서는 뇌의 좌측을 측정대상으로 하고, 참고실험으로 왼쪽 손가락의 움직임도 측정했다. 그 결과 오른쪽 손가락의 운동은 좌측뇌의 혈액량을 일시적으로 현저하게 증가시킨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편 왼쪽손가락이 움직일 때는 혈액량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도 발견했다.

실험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측정한 뇌의 활동부위를 동일인물의 뇌형태를나타내는 MRI화상과 겹쳐 보았다. 그 결과 해부학적으로 입증된 손가락의 운동기능 부분과 일치해 광도포그라피를 이용한 측정이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와타나베씨는 "우리가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신호는 인간의 사고, 언어,인식등 고차원적 뇌기능을 파악키 위한 기초연구 추진에 절대적인 기여를 할것으로 확신한다. 즉 임상적으로 병든 뇌의 움직임과 정상적인 뇌기능을 비교한다면 분명 새로운 사실의 발견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자신있게주장한다.

앞으로 연구가 계속되면 정신활동을 계측, 화상화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보인다. 예를 들면 머리 속에 단어를 떠올리는 "구상"도 측정할 수 있다는것이다. 물론 실용화단계까지는 적어도 5~10년 이상의 기간을 필요로 하나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주위반응에 따라서는 기간 단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이끌어 온 히타치제작소 중앙연구소의 고이즈미주임연구원은 "다음 단계로 언어, 시각 등 고차원적 기능을 독자 개발 중에있다. 또 멀티채널화 및 출력향상 등을 통해 2~3cm인 공간분해능력을 PET수준인 15mm까지 끌어 올리고 측정시간도 단축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밝혔다.

<심규호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