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이게 뭐죠?" 고비는 냄새를 맡으며 오만상을 찌푸린다.
""황소 길들이기"라는 것인데 피로나 기력쇠진, 불면증, 우울증 같은 것에특효예요. 단전을 강화하고 기를 조절할 뿐더러 또 허파와 비장, 위를 튼튼하게 해줄 거예요. 더 물어보고 싶은 것 있으세요?" "한 가지만 더요. 이것 꼭 마셔야 하나요? 그냥 김만 쏘이면 안될까요?"" 안돼요. 그래도 일단 마시기만 하면 후회는 안할 거예요.""할 수 없죠, 그럼. 고비는 그 쓴 액체를 단번에 마신다.
"크윽! 자, 계속하시죠." 갑작스런 빛이 뇌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고비가 말을 잇는다.
"무슨 얘기를 하다 말았죠?" 온몸에 기운이 퍼지고, 단전이 강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몇 년만에 최고의컨디션인 것이 이제는 세상에 맞서 싸워도 될 것 같다.
그는 반가좌로 앉아 있는 타라에게 슬쩍 눈길을 준다. 그녀의 눈은 반쯤 감겨 있다. 제단 위에서 깜박거리는 기름 램프의 불빛이 얼굴에 어두운 그림 자를 드리운다. 깊은 인상을 남기는 얼굴이다.
그녀의 초록색 눈이 그에게로 초점을 맞추자, 뒤통수가 따가워진다.
"내가 적모계 라마인지 아니면 흑모계 라마인지 물으셨죠?"도르헤가 침묵 을 깨며 고비에게 미소짓는다.
"사실 저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입니다. 택시는 아르바이트로 가끔 모는 겁니다. 고비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땅딸막한 남자에게 시선을 돌린다.
"프로그래머시라구요? 컴퓨터 프로그래머요?" "샴발라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합니다. 얄렁밸리에 있는 중소기업으로 시작한 지도 얼마 안된 회사입니다." "겸손의 말일 뿐이에요. 탄트릭스 프로그램을 개발하신 당사자시라구요.
탄트릭스라고들어보셨죠?" 고비는 고개를 흔든다.
"아뇨, 못 들어본 것 같은데요?" "티베트식 가상현실 프로그램입니다." 도르헤가 부드럽게 말한다.
"티베트식 뭐요?" "티베트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시각화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답니다. 그러니당연히 탄트라식 시각화 기술을 가상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빨랐겠죠.""타라 의 아버님은 세기 초에 티베트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셨습니다. 그분이 아니었더라면 우린 아직도 원시 단계에서 벗어나질 못했을 겁니다. 도르헤는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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