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디자인 차별화 돌풍

개인용 컴퓨터(PC) 디자인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81년 IBM이 첫선을 보인 이래 업체마다 거의 비슷한 모양을 유지해 오던 PC에 최근 들어 새로운 디자인이 채용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다 싼 가격에 판매하는 데 집중되었던 업체들의 제품전략이 이러한 성능및 가격경쟁에 한계를 보임에 따라 디자인으로 제품을 차별화하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업체들은 가정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나면서 PC도 이제 텔레비전 이나 냉장고와 같이 가전제품의 하나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감에 따라 소비자 에게 좀 더 친근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디자인 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휴렛 패커드(HP)가 최근에 PC "패빌리언 7000"시리즈를 출시했는데 모니터 앞면 아래부분을 가벼운 주름 모양으로 처리하는 한편 스피커도 갸름한 코끼리 귀모양으로 디자인, 모니터 옆면에 부착해 독특한 이미지를 준다.

또한 에이서 아메리카가 최근 미국및 중남미시장에서 선보인 "아스파이어" 는본체및 모니터의 모서리가 유선형이고 스피커도 모니터 밑에 내장되어 있는것이 특징이다. 또한 표면도 스위스 치즈처럼 거친 질감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색상도 에메랄드 그린과 짙은 회색 두가지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에이서는 "아스파이어"의 개발과정에서 이 제품의 디자인을 과거 넥스트의 검정색 큐브컴퓨터를 제작한 바 있는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인 프로그 디자 인사에 의뢰했었다. 이 회사는 당초 "아스파이어"의 설계를 사무기기보다는가구나 가전제품의 개념으로 접근, 훨씬 파격적인 디자인의 모형(모크업)을 제작했었다는 것이다.

이 모형은 샘플 집단조사에서도 디자인이 너무 생소하고 앞서간다는 지적 을받기까지 했지만 에이서는 그대로 추진해 나갔다.

컴퓨터 디자인에서의 혁신은 가정용 PC뿐만 아니라 사무용 PC및 워크스테이션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실리콘 그래픽스(SGI)의 워크스테이션인 "인디" 및 "인디고" 시리즈는 본체가 자색등의 획기적인 색상을 채택하고 있고 신생기업인 팬더 프로젝트사 도기업고객을 겨냥해 청색과 그린, 오렌지 3가지 색상의 PC를 선보였다.

그러나 컴퓨터업체들이 다양한 디자인의 PC를 만드는 데 있어 대두되는 문제가 제조비용과 가격.

즉 새로운 디자인을 채택한 신제품은 당연히 그에 따른 제조비용이 반영되어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들이 모양만 바뀐 제품에 기존 컴퓨터 보다 훨씬 비싼 값을 기꺼이 지불할 것인가에 대해 관련업계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2년전 플랫 패널 디스플레이를 채용, 디자인을 대폭 슬림화해 선보였던 IBM의 데스크톱 PC가 비싼 가격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못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가격을 어떻게 적정선에서 책정, 고객들의 수요를활성화 시키느냐 하는 문제가 제조업체들의 과제로 남게 된다.

<구현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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