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재난의 시대 (26)

고비는 계속한다.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입니다. 회사의 문을 다시 열기로 할 때마 다같은 문제가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기무라는 눈을 감은 채 듣고 있다가 다시 눈을 뜬다. 눈썹이 마치 반질반질하게 닦여진 바둑알 같다.

"아니죠, 박사님. 조금 더 말씀드려야 할 것 같군요." 그의 말소리가 한층 더 부드러워진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업그레이드는 가상현실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음 차원에 대한 것입니다. 가상현실의 다음 세계 말입니다. 차세대가상현실. 와카리마스카? 이해하시겠습니까? 우리는 또 다시 최첨단의 기수 가되는 것입니다. 첨단 기술혁명! 그 이후에는 누구도, 적이든 경쟁자든, 누구도 우리에게 맞서지 못할 것입니다." 고비는 묵상에 잠긴다. 하지만 아직도 풀리지 않는 구석이 있다. 마치 뉴도쿄처럼 . 이런, 농담이 지나쳤군! "제가 정리를 해보죠." 마침내 고비가 말을 잇는다.

"차세대 가상현실 시스템을 개발한 다음, 사토리시를 새로 시작하겠다는것입니까? "하이." 기무라는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반가상현실(반가상현실) 로비는 더이상 위협이 되지 못하죠. 그것은 새롭 고완벽한 기술일 것입니다." "그 새로운 기술을 지금 가지고 계신가요?" 기무라의 목소리가 다시 낮아진다.

"아직 마무리 단계입니다. 거의 완성되었지만 까다로운 문제가 좀 남아 있죠. "그렇다면……." 고비는 적당한 문구를 생각하며 말을 잇는다.

"제가 도와드릴 일이 무엇이죠? 제 말씀은,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구요. 그는 희미한 웃음을 터뜨린다.

"전 컴퓨터 기술자도 아니고, 가상현실 전문가도, 차세대 가상현실 전문가 도아니지 않습니까?!" 기무라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비를 바라본다.

"저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기술자가 아닙니다." 그는 말을 맺는다.

"저희에게는 박사님이 필요합니다." 안개마저도 열이 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캘리포니아가를 덮기 전, 놉힐을 할퀴는 톱니가 달려 있다.

어쩌면 열이 나는 것은 그인지도 모른다. 기무라와 헤어지자마자 고비는 고속철도를 타고 서둘러 버클리로 돌아왔다. 최대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어지럽고구역질이 났다. 가슴이 방망이질을 치고 온 몸이 식은 땀에 절었다. 그럴 리가 없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다는 말인가? 만일 기무라가 보여준게사실이라면 그가 믿어왔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이다. 모든 법칙이 달라질것이다. 아니, 더이상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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