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컴퓨터업계가 미인텔사의 주기판 사업 강화로 위기에 처해 있다.
그동안 컴퓨터의 핵심인 마이크로프로세서(MPU)의 수요자로서 인텔과 돈독 한관계를 맺어온 대만 컴퓨터업계가 인텔의 주기판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당장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칩세트 및 각종 부품들로 구성되는 주기판 제조 사업 은그동안 대만 컴퓨터 업계를 지탱해온 버팀목이자 "성장의 젖줄"이었다.
때문에 대만 컴퓨터 업계는 주기판의 핵심 부품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인텔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 했다.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자로서의 위치에 머물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한 주기판 사업, 나아가 컴퓨터 시스템 사업에까지 세력을 뻗치려 하고 있다. 대만업계와 인텔의 관계는 자연히 협력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변할 수 밖에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의 핵심인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텔이 마음만 먹는다면 대만 업계가 지켜온 시장을 뒤흔드는 것이 그 리어렵지 않은 일이어서 이들의 긴장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텔이 언제 동반자의 관계를 끊어버리고 자신들의 등을 내리치려 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대만 업계는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만의 유력 컴퓨터 및 관련 부품 수출업체인 마이택 인터내셔널의 프란시 스차이 사장은 이와관련, "타업체에 의해 좌우되는 사업은 오래 버틸 수 없다 며 인텔의 향후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대만을 대표하는 에이서와 퍼스트 인터내셔널 컴퓨터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들은 한결같이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에 국한하지 않고 칩세트및이들을 탑재한 주기판의 대량 생산 및 판매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판단하고 있다.
인텔이 제품 생산량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작년대비 30% 증가한 1천만개의 주기판을 생산할 것으로 대만업체들은 예상하고있다. 이는 대만 업체들의 입장에선 자신들의 주기판 판매 확장 여지가 그만큼 축소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은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 계속될 것을특히 우려하고 있다.
올해 인텔의 대대적인 생산 확대에 비하면 대만 업계의 주기판 예상 생산 량은 전년 대비 5% 정도 늘어난 1천2백만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 금액으로는 장착되는 부품의 고급화와 수적 증가에 힘입어 23%가 늘어나 1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컴퓨터 제조업체 납품분을 뺀 세계 주기판 시장 수요의 80%를 감당 할수 있는 물량이다.
그러나 인텔의 생산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판매망이 확대된다면 대만 컴퓨터업계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분석가들의 공통 된견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텔은 주기판상에서 신호처리 및 메모리 등의 기능 제어 역할을 하는 칩 세트도 올해 2천만개가량 생산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텔은 이와관련, 올해 주기판과 칩세트의 생산을 늘린 것은 펜티엄 칩의 판매증대를 위한 것이지 이 시장 자체를 장악할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만 업계로선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인텔이 올해 주기판 1천만개를 생산하지만 내년엔 2천만개를 생산 할지도 모르며 이럴 경우 자신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게 될 것이라며 인 텔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반면, 인텔은 느긋하면서도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있다. 대만 업계와 계속 동반 관계를 유지할 수도 있고 직접 시장 공략에 나설수도 있다는 자세다.
인텔의 한 관계자는 대만 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는 것은 시장 상황 에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이며 따라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면 인텔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러나 인텔이 우월적 지위에서 대만 업계에 고압적인 자세를 취할 수는 있어도 대만 업계를 버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있다. 대만 업계가 인텔 제품의 주요 고객이자 판매망인 한 인텔도 이들이 자사에완전히 등을 돌리는 사태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악의 경우, 대만 업계가 인텔 칩 대신 IBM의 파워PC로 선회할 수도있으며 이 경우 인텔도 타격을 받게 될 것임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세계 최대의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업체인 인텔이 그 영향력을 앞세워 칩세트와 주기판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속수 무책일 수 밖에 없다는데 대만 업계의 고민이 있다.
인텔 호환 칩이 세계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80% 가량을 석권하고 있는상황에서는 다른 업체쪽으로 선회하는 것이 쉬운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만 업계는 다만 인텔과 등을 지는 상황이 도래하지 않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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