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부과방식 정액제와 종량제 "저울질"

최근 한국PC통신의 종량제 도입 추진과 데이콤의 천리안POP 폐지 발표를 계기로 PC통신의 요금부과방식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하이텔의 정액제와 천리안의 종량제"로 고정된 PC통신요금 부과방식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92년 PC통신의 서비스에 나선 한국PC통신은 그동안 정액제를 고수해오다 점차 성인가입자 확보와 전문 정보제공업체 확보를 목표로 종량제 도입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PC통신은 이를 위해 지난 93년에 일부 전문 정보제공업체를 유치하면서 몇몇 서비스에 한해 회원제나 닫힌 모임 형태의 종량제를 채택한 바 있다.

또한지난해에는 하이텔 전체서비스를 종량제로 바꾼다는 방침아래 프로젝트M 이라는 별도의 사업팀을 구성하는 등 종량제 도입준비를 완료한 상태이다. 한국PC통신은 가입자들의 반발과 갑작스런 요금납부방식 변동에 따른 사업혼란 등에 대한 우려로 전면적인 종량제 실시를 잠시 유보했으나 조만간 종량 제 요금체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 초기부터 종량제를 고수해온 데이콤 역시 이같은 요금체계를 대폭 개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보이용료 부담과 젊은층 가입자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종량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93년 "천리안팝(POP)"이라는 별도의 정액제 서비스를 마련하기도 했으나 오는 9월에 폐지키로 한 것. 대신 멀티미디어 PC환경인 천리 안 매직콜이 상용화되는 오는 9월부터는 기존 천리안서비스에 새로운 통신요금 부과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요금부과방식으로 정액제를 채택할 것이라고확신할 수 없지만 그동안 고수해온 종량제 요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을것임을 시사했다.

사업초부터 종량제와 정액제를 적정하게 섞은 혼합형 요금부과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나우콤 및 에이텔도 어떤 요금부과방식이 좋은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종량제와 정액제 그리고 혼합형으로 분류되는 PC통신 요금부과방식은 PC통신 업체나 이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항중 하나. PC통신업체 로서는 요금부과방식을 무엇으로 채택하는가에 따라 시스템 운용방식은 물론영업 관리, DB개발, 가입자 확보, 수익성 등 모든 사업추진 방향을 다르게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자주 이용하는 통신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두가지 방식 을 놓고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정보 이용료부담과 효율적인 정보이용 이라는 면에서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바둑이나 채팅 등 장시간 PC통신을 이용하는 가입자는 정액제가 보다 유리한 상황. 실제로 오는 9월 천리안팝을 폐지할 것이라는 발표에 가장 큰 반발을 보이고 있는 가입자는 바둑동호인들이었다.

이와 달리 의학 법률 화학 등 전문 DB검색을 자주 이용하는 가입자는 종량제 방식이 유리한 상황. 우선 종량제 요금방식을 이용하면 PC통신업체로서는 전문 정보제공업체의 유치가 보다 수월하고 이용자는 통신접속이 수월해진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PC통신요금 부과방식은 사업초기에 주로 정액제가 일반화되었다. 이어 어느 정도 PC통신시장의 성숙기에 접어들면 시장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종량제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그러나 PC통신이 고도의 정보가치를 창출하게 되는 전문 DB업체를 중심으로 다시 정액제를 채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원리가 국내 PC통신환경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국내 가입자의 성향, 시장환경 등 다각적인 변수를 고려해 요금부과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PC통신업체들이 요금부과방식의 선택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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