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멀티미디어를 잡아라 (5.끝);현대전자

현대전자의 멀티미디어 사업이 수면위로 나타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는다. 최근 2~3년 사이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멀티미디어 사업의 가닥 을 잡아가고 있다.

이중에서도 지난 93년부터 내놓은 비디오 CD는 현대전자의 첫번째 멀티미디어 제품으로 LG전자의 CD-I(콤팩트디스크 인터랙티브) 등처럼 시험용에 가깝다. 이는 멀티미디어 시대의 가전시장 경쟁에 현대가 복합 AV로 가세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앞으로 3사 주도의 국내 가전산업이 4사 체제로 변화 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93년 미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1백만달러를 투자해 박막트랜지스터(TFT)액정 디스플레이(LCD)를 개발하는 자회사 이미지퀘스트 를 설립하는 등 이미 멀티미디어 AV기기의 핵심부품인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참여했다.

현대는 이와함께 반도체와 정보통신쪽을 멀티미디어 사업의 주력분야로 삼고있다. 지난 91년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메타플로사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 이에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기업 인수와 자회사 설립에 열성이다.

특히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에 AT&T GIS사의 비메모리 반도체사업부문과 TV COM 인터내셔널사 인수는 멀티미디어용 반도체와 정보통신 시스템 개발및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포석에 속한다.

무려 3억4천만달러를 들여 사들인 AT&T GIS 반도체부문의 경우 3백80건의 반도체및 컴퓨터부품 관련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로써 현대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비메모리 분야의기술력을 확보、중점 추진중인 시스템 IC사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멀티미디어 기기의 핵심부품(비메모리 반도체)을 손에 쥐는 계기를 마련했다.

TV COM사의 경우는 디지털 비디오 압축및 전송、 요금지불TV、 가입자 관리 등 초고속 정보통신 분야의 핵심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로열티 수입 도 연간 3백5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요금을 지불한 곳에 선별적으로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기술(Conditional Access)에 대한 원천특허는 제너럴인스트루먼트 사이언티픽 애틀랜트 등 세계 통신회사들이 특허료를 내며 사용하는 핵심기술로 우리나라 초고속 정보통신 사업에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또 MPEC-2 디코더 단일칩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할 정도로 디지털 케이블TV와 방송위성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이 회사의 인수를 계기로 국내 본사의 멀티미디어 연구소와 공동 프로젝트 연구개발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국내 연구원을 TV COM 사에 파견해 프로젝트 개발을 지원하기도 하고 핵심기술을 전수받아 기술자 립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현대는 이에앞서 지난해 3월에는 현대종합상사、 데이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세계를 무선통신망으로 연결하는 대단위 프로젝트인 "글로발스타"사 업에 참여해 멀티미디어 통신서비스의 기득권을 거머쥐기도 했다.

또 기간통신망을 확보한 업체가 차세대 멀티미디어사업의 승자가 된다는 판단에 따라 국제전화 또는 무선통신사업 진출을 준비중이다. 이미 주파수공용 통신(TRS)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개인휴대통신(PCS)분야는 미국 에어웨이브사의 지분참여 등을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사업진출이 기정사실 화 됐다.

멀티미디어 관련조직도 연초에 새로운 진영을 갖추었다. 정보부문 산하의 컴 퓨터사업본부와 뉴미디어사업본부를 통합해 상무급을 본부장으로한 멀티미디어 사업본부를 발족하고 산전연구소、 뉴미디어개발본부 등에 분산돼 있던연구부서를 멀티미디어 연구소로 통합시켰다.

즉 반도체를 무기로 삼아 정보통신분야와 복합 AV기기로 멀티미디어 시장경 쟁에 뛰어든다는게 현대전자의 기본전략이다. 가상현실과 게임 등을 즐길 수있는 멀티미디어 플라자를 세우는 것은 현대의 멀티미디어 사업을 일반 국민 들에게 널리 알리는 한 수단으로 벌써부터 LG전자와 접전을 벌일 태세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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