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닌텐도의 고전 배경

세계 최대의 게임기업체인 일본 닌텐도사가 안팎으로 수세에 몰려 있다. 최대 수출지인 미국시장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기존 게임소프트웨어의 저가 판매가 지속되면서 그 영향으로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판매가 부진하다. 일본 내에서는 16비트 게임기 "슈퍼패미컴"이 경쟁업체 세가사 등의 32비트게임기에 눌려 무기력한 모습이다.

거기에다 이달초에는 차세대전략상품인 64비트게임기 "울트라64"의 발매시기 마저 연기한다고 발표、 "게임왕국" 닌텐도의 장래가 어둡다는 인상을 주고있다. 닌텐도는 미국내에서 가장 높은 게임소프트웨어 점유율을 자랑한다聖. 지난한 해 대미수출실적은 2천5백만개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 3월말 현재 돈키콩 컨트리"(일본명 "슈퍼돈키콩")가 3백50만개 출하돼 히트한 것 이외에는대부분의 제품이 미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11월이후 심화되고 있는 미국 게임기시장의 혼전이 다. 게임 소프트웨어업체들은 게임기시장이 닌텐도가 손을 대고 있지 않은 32비트게임기로 이행되는 것을 의식、 93년말에 출시한 16비트게임기용 소프트웨어의 대대적인 처분에 나섰다.

이때문에 20달러에 불과한 저가의 소프트웨어가 대량 유통되는 사태가 발생 하고 그 여파로 60달러 전후의 소프트웨어 신제품이 맥을 못 추는 실정이다.

미국시장의이러한 현상은 32비트게임기시대로의 본격적인 이행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올 가을을 계기로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와 세가는 32비 트게임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때문에 코나미.캡콘 등 대형소프트웨어업체들 도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16비트게임기용 소프트웨어를 점차 줄이고 32비 트게임기용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에 대응、 닌텐도도 당초 올 가을에 64비트게임기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소프트웨어의 개발부진으로 이 계획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당연히 크리스마스.연말성수기는 16비트기로 버틸 수밖에 없게 됐다. 북미지역의 사업 계획에도 수정이 사실상 불가피해졌다.

일본내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역시 32비트게임기가 원인이다. 지난해11월 발매된 세가의 32비트기 "세가새턴"은 3월말 현재 출하대수가 80만대에 이르고 지금도 호조를 띠고 있다. 이 때문에 세가는 연내 출하대수를 당초의 2백만대에서 2백6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SCE의 "플레이 스테이션"도 출하대수가 1백만대에 육박하며 쾌속질주하고 있다. 오사카시 닛폰바시에 위치한 한 컴퓨터전문점의 관계자는 "소니.세가제품은고가에도 불구하고 1주간 평균 판매대수가 합계 3백대를 넘는다"고 밝힌다.

이에 비해 슈퍼패미컴은 이 매장에서 1만4천엔의 저가격에 1주일에 3백대정 도 팔리고 있다. 그런대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슈퍼패미컴은 마진율이 낮아 상당수 유통업자들이 취급을 꺼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대형 소프트웨어업체들도 32비트게임기용으로 옮아가고 있다. 캠콘은 96 회계연도 판매계획에서 닌텐도의 16비트게임기용을 전년의 5백30만대에서 2백만대로 대폭 낮추고 대신 32비트용 CD롬 소프트웨어를 20만대에서 4백만대 로 늘렸다.

남코도 닌텐도용을 전년의 절반인 5개타이틀로 줄이고 32비트게임기용을 10 개타이틀 정도로 늘렸다. 중견업체 자레코의 경우는 슈퍼패미컴용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소프트웨어업체의 닌텐도용 제품의 판매축소는 닌텐도의 매출에서 약 40%를 점유하는 소프트웨어위탁생산 수수료의 감소를 의미한다. 국내외에서 곤경에 처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닌텐도의 차세대제품 전략도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올 봄으로 예정했던 발광다이오드(LED)형 32비트게임기 "버추얼보이"의 발매가 8월로 연기된 것. 차세대 제품에서의 만회를 위해 올 가을 출시할 예정이었던 64비트게임기 "울트라64"도 내년 4월로 발매시기가 늦춰졌다.

현재로는 어느 것 하나 닌텐도 전략대로 되어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물론 닌텐도는 아직 건재하다. 슈퍼패미컴은 이미 전세계에 3천만대 이상이나 보급되어 있다. 소프트웨어개발 유통기반도 탄탄하다. 그러나 안팎의 매출부진 과 차세대전략의 차질로 최대게임기업체로서 현재 수세에 몰려 있는 것만은확실하다. 이런 닌텐도가 96회계연도에 전년도보다 13% 늘어난 1천만엔의 경상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이 목표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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