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HP, PC업계 강자로 부상

미 휴렛패커드(HP)가 PC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중대형 컴퓨터 업체로만 인식돼 왔던 HP가 PC사업을 강화하면서 이분야의 차세대 선두주자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무엇보다 PC시장에서의 성장 속도가 HP의 잠재력을 분명하게 드러내 주는 지표다. PC 출하량을 기준으로 할 때 HP는 지난해 전년대비 84%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같은 성장률은 세계 최대의 PC업체인 컴팩의 성장률 54%를 훨씬 앞서는 것이다.

세계 주요 업체를 통틀어서도 패커드 벨의 1백20% 다음가는 실적이다. 이에힘입어 3년전만 해도 세계 17위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9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HP는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우리의목표는 업계의 순위를 완전히 뒤바꾸는 것"이라고 이 회사 PC 사업 부문 책임자인 리처드 와츠는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97년까지 "톱3"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HP는 지금까지 기업 고객을 타깃으로 한데서 탈피、 새로운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정용과 노트북 PC 시장이 1차 공략 대상이다. HP가 최근 미국 최대의 가전 제품 판매점인 서킷 시티에 매장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HP는 올 여름까지 대부분의 전국 체인점에 자사 PC를 비치、 판매할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노트북 PC의 경우 올 가을께 업계 리더인 도시바 및 컴팩에 대항할 만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HP의 이같은 발빠른 움직임은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1천7백달러대부터 시작하는 이 회사 PC는 타 업체 제품과 비교해 비슷하거나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당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프린터시장에서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도 HP가 PC사업에 강한 의욕을 갖게만든 또다른 요인이다.

HP는 레이저 및 잉크제트 프린터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갖고 있을 정도로 PC 주변기기 시장에선 확고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이를 기반으로 PC 산업 본류로 그 영향력을 넓혀 가겠다는 게 이 회사의 속셈이다.

새로운 시장 개척과 함께 기존 영역인 기업 시장 확대도 업계의 새 강자로 부상하기 위한 HP의 주요 과제의 하나다.

이를 위해 최근 유망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네트워킹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데이터 저장 장치、 워크스테이션 등을 포함한 클라이언트 서버 분야를키우겠다는 게 이 회사의 복안이다.

이미 15%의 점유율로 컴팩、 IBM에 이어 세계 3위에 랭크돼 있는 HP가 이분야를 강화하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PC 사용이 네트워크 상에서 행해질것이라는 판단에 기인하고 있다.

다시말해 PC와 클라이언트 서버가 점점 더 밀접한 상관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PC시장의 강자로 부상하는데 클라이언트 서버 사업의 강화 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기업 시장은 가정 시장보다 훨씬 공략하기 쉬운 대상이 될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착실한 기반을형성해 온 데다 세계 곳곳에 있는 영업망과 고객 지원센터、 높은 기술 신뢰 도 등이 글로벌화 추세에 있는 기업 고객들의 니드(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가 PC 분야의 새 강자로 부상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PC시장의 가격 인하 경쟁을 얼마나 잘 버텨낼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비록 현 수준에선 가격 경쟁력이 있다하더라도 향후 가격 인하 경쟁이 계속 되고 마진폭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관련、 컴팩의 경우 가격 경쟁을 견뎌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최근 중소업체인 넥스젠사로부터 펜티엄 호환 칩을 값싸게 공급받기로 하는 조치를 취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이들은 또 HP 패커드벨、 AST 등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위권으로 도약한 업체들과의 경쟁을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향후 PC 시장의 새로운 리더로 도약할 수 있을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세관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