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동구가전시장 급팽창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의 가전시장에 유럽업체들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세탁기를 중심으로 이탈리아업체들의 이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 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가전업체인 "메트리니"는 지난 2년 동안에 러시아의 주방용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을 25%까지 올렸다. 물론 메트리니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가전 업체들의 주요 관심사는 아직 서유럽 시장이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로 볼때 수 년 후에는 동유럽권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게 이들 업체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지난 70년대에 4백여개의 업체가 난립하던 서유럽의 가전 시장은 올해는 85 %의 시장을 6~8개사가 나눠 가질 만큼 최근 독점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5년 뒤인 2000년에는 90%의 서구 가전시장을 8~10개 사가 과점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최근 동유럽과 러시아에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서유럽의 가전 업체들의 움직임도 이같은 독점 체제의 강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가장 앞서서 대응하는 업체는 역시 이탈리아 가전 업체 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가전 업체들이 93년에 비해서 지난해 평균 8.8%의 생산 증가를 보였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메트리니사는 지난해 7배의 급격한 생산 증가를 기록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작년에 판매된 가전 제품의 44%가 이탈리아산이었다는 것이다. 독립국가연합(CIS)에 들어오는 가전제품 가운데도 절반 이상이 이탈리아 제품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탈리아산이 순수한 이탈리아 자본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기는어렵다. 왜냐하면 독일의 많은 자본가들이 공장을 이탈리아로 옮겨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를 커다란 시장으로 보고있고, 러시아 시장 에서의 판매 실적이 세계 시장에서의 위치를 판가름할 날이 멀지않다고 판단 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비교적 생산 여건이 나은 이탈리아를 독일 업체들이 생산 기지로 선호하는 것같다"고 말도 우바씨는 말한다.

러시아와 동유럽의 중산층가정에서 앞으로 가전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것이며 특히 자동 세탁기는 적어도 일년에 3백5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그동안 상당한 양의 자동 세탁기가 각 가정에 보급되었는데 구매력이 있는 가정의 40%가 아직 자동 세탁기를 갖추지 못하고 있고, "바트카" 라고 불리는 러시아산 자동 세탁기는 일 년에 20만대에서 25만대가 생산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수리하거나 새 집으로 이사할 때 세탁기를비롯한 가전제품을 바꾸는게 유행처럼 되어있고 구매력이 있는 가정이 늘고있다는 게 시장 전망을 밝게해주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세탁기 다음으로는 가스 레인지나 전기 오븐이 시장 전망이 밝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제품 판매량을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유럽의 가전 시장에서는 스웨덴 의 엘렉트로럭스사가 19%로 1위를 기록했고 그 다음으로 보슈-지멘스(18%) 월풀(13%) 메트리니(10%) 등이 뒤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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