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예고되어온 최근의 엔고현상은 그동안 자립기반을 나름대로 구축해 온 국내 산전업계에게는 어떤 측면에서는 상당한 호기로、 다른측 면에서는 악재로 작용하는 등 사업 분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난 93년이후 신엔고시대 개막과 함께 국내산업구조개선의 최우선과제 로 꾸준하게 탈일본을 추진해 온 국내산전업계는 주요 품목이 수입선다변화품목으로 지정된데다 유럽 및 미국 외국업체들과의 기술제휴를 확대한 것이오히려 최근의 엔고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국내업체들의 탈일본 경향은 첨단기술이전을 기피해 온 일본업계 대신 비교적 기술이전에 적극적이었던 유럽 및 미국업체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현시점에서 뜻하지 않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엔고현상은 국내 산전업계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가져다 준다기보다는 그동안 일본에 자본재를 전적으로 의존해 온 국내 제조업체들에게 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설비투자 보류등 상대적인 매출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신엔고현상은 국내 산전업체들에게 원가부담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자、 기계、 로봇등 산전 전반에 걸쳐 핵심부품의 대일의존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보모터.베어링등 주요부품의 경우 지난 93년 이후 대일수입 의존도가 종전70%이상에서 50%선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공작기계등의 경우 핵심부품에 대한 일본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편이나 지난해 3월 1백엔대가 무너지면서 하반 기 수출가격을 10%이상 인상하는 등 엔고현상으로 인해 이익을 보고 있는입장이다. 삼성항공의 경우 93년 신엔고시대 개막이후 이탈리아.독일.스웨덴 등으로 이미 수입선을 다변화했으며 칩마운터등 국산화를 추진、전체적인 대일수입의존도를 15%정도로 낮췄으며 현대중공업 역시 공장자동화에 필요한 컨트롤러 PCB등 주요부품의 대일의존도를 50%수준으로 낮춰가고 있다.
한국화낙등 공작기기업계 역시 엔고 현상이 NC컨트롤러、서보모터등 핵심부 품에 대한 원가상승이 우려되기는 하나 수출가격인상등 수출호기 및 기술개발계기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로봇등 시설재의 경우 여전히 일본의존도가 높아 수입원가상승으로 내수판매 부진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봇업계는 현재까지 지난해 확보한 물량으로 가격인상계획이 없으나 하반기 이후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데다 벌써부터 일본업계가 엔화결제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어 추가물량에 대한 L/C개설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일수출에 나서고 있는 자판기업계의 경우 수출쪽은 가격인하나 제품사양에 대한 지나친 요구사항이 다소 완화되는 등 수출에 상당한 여건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에 담배자판기를 수출하고 있는 롯데기공 의 경우 1차 선적을 끝낸데 이어 현재 2차 수출조건을 협의중인데 이번에는엔고의 영향으로 전보다 다소 유리한 가격 및 납품조건으로 수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콘럭스나 미산상사、 새샘코리아 등 자판기부품을 수입하고 있는업체들의 경우 환차손에 의한 가격상승분을 업체에 전가할 것인지의 여부를놓고 고심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전부문에서 수출비중이 높은 엘리베이터업계의 경우 핵심부품은 일본에서 상당히 수입하고 있는데 비해 수출은 대만.태국등에 달러로 결제하고 있어환차손으로 인한 이중부담을 안고 있다. 업계는 수출가격인상은 일본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어 올 하반기.선적분부터 10~15%의 가격 을 인상할 계획이다.
전자의료기기 업계는 이번 엔고를 수출을 위한 호기로 삼고 일본에 밀려 제자리걸음을 해온 의료기기의 국제시장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엔고시대를맞는 국내 산전업계는 지난 93년의 엔화강세현상에 좌충우돌한것에 비해 상당히 안정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기회가 93년이후 시작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는절호의 기회로 보고 기술개발과 함께 수출호기로 전환하려는 야심찬 각오를 다지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지속되어 온 국산기계류.부품소재류의 개발 지원대상을 산전핵심부문까지 대폭 늘려 이번 기회에 핵심부품의 대일 의존도를 크게 낮춰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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