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 정보통신 산업 동향-고희규 교수

중국의 산업이 막대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 공업국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가전 등의 일부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최대의 생산국으로 부상했으며 첨단기술개발 의욕도 대단해 세계 전자산업의 새로운 강국으로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의 정보 통신관련산업은 어느 단계에 와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를 분석.

전망한중국 중앙민족대 고희규 교수의 기고를 5회에 나누어 연재한다.

<편집자주> 중국 컴퓨터 산업의 현황과 발전전략 개방정책이 진전됨에 따라 중국 컴퓨터산업도 커다란 발전을 이룩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정보산업 혁명의 조류에 따른 엄중한 시험을 받고 있다.

최근 개최된 "중국 국제 컴퓨터 전시회"에서의 출품동향을 보면 서구 선진국 가의 컴퓨터 산업은 중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중국 컴퓨터산업은 선진국가와 비교해 볼 때 다음의 몇가지 점에서 특히 뒤처져 있다.

첫째, 기술수준을 들 수 있다. 반도체에서부터 대.중.소형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의 기술격차가 매우 크고 소프트웨어 기술도 운용체계(OS)에서 부터 데이터베이스, 통신망 기술 등에 이르기까지 크게 낙후돼 있다.

둘째로는 시장점유율. 국제시장에서 중국산 컴퓨터의 점유율은 극히 적다.

이런상황에서 외국업체들은 높은 기술력 등을 앞세워 그 미약한 점유율마저 빼앗아 가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중국내 시장까지도 장악하려고 하고 있어 중국 컴퓨터업계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컴퓨터 판매상들의 마케팅 능력차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중국 판매상들은 단순히 도매.소매.광고의 개념만을 알고 있을 뿐인데 선진 외국의 경우 서비스 노하우, 고객만족전략등 발전된 판매기법을 구사하고 있어서 심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셋째, 규모의 경제차이. 지난 93년 중국 컴퓨터산업의 매출총액은 32억달러.

이는세계시장 전체의 1.6%에 불과한 규모다.

또 미국 IBM의 매출액이 6백5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는데 비해 중국 최대의컴퓨터 업체인 사통의 매출액은 4억달러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넷째, 인적자원의 차이. 첨단기술 산업의 경쟁은 기술경쟁이라기보다 실제로는 인재 경쟁이다.

많은 외국 업체들이 중국의 재능있는 인재들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의 우수한 인적자원이 그리로 몰려가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중국 업체중 가장 좋은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사통조차도 한동안 평균 매일 한명꼴의 인력이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임금차이가 크기 때문에 우수인력들이 외국업체로 빠져나가는데 중국업체들 은 속수무책인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열악한 조건을 되짚어 보면서 중국 컴퓨터업계는 돌파구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장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전략으로 나누어진다. 시장전략은 미국업체의 무대는 세계시장이지만 각 나라에는 그 나라의 특수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중국시장을 공략하는데는 중국화 문제가 있을 것이다. 바꿔 말하면 중국문화 에 익숙한 중국인이 우위에 설 수 있는 시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전략은 최근 몇년간 하드웨어의 가격대 성능비가 수십배 증가하면서 마이크로 컴퓨터 기능이 10년전의 대.중형 컴퓨터보다 좋아지고 있는반면 소프트웨어의 경우 이같은 발전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의 위기"로 표현되는 이같은 상황을 중국은 오히려 하나의 기회 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 "한왕 99" "중문지성 2.0" "윈도즈 3.1" "CIIM" 등 48개 중국방식의 소프트웨어가 개발돼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하드웨어 전략은 중앙처리장치(CPU)와 IC의 발전은 매우 빠르지만 주변기기 와 부품의 발전 속도는 그렇지 못한 틈에서 비롯된다.

일례로 대만 컴퓨터 산업은 이같은 불균형의 틈을 충분히 이용해 모니터.키 보드.마우스 등의 제품을 가지고 국제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대만 컴퓨터 산업은 세계 6위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대만의 발전모델은 바로 중국 하드웨어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되고 있다. 개방화에 따른 정부정책의 변화 또한 중국 컴퓨터산업의 발전동력이 되고 있다. 평등한 경쟁 기회의 부여가 그것이다.

국영기업이건 단체 또는 개인이건간에 기술이 우수하면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그룹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도 보장된다. 표준화 노력도 진척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90~93년의 중국 컴퓨터 관련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73 %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다.

세계각국의 컴퓨터 업체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