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휴스턴교외에 위치한 컴팩 컴퓨터사의 본사 공장. 84년 건설 된 이래 외관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서면 엄청난 변화 를 느끼게 된다. 컨베이어시스템방식의 PC 조립이 "셀"이라는 4인1조의 생산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자신이 만든 것은 자신이 검사, 이상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수리하며 한 테이블에서 조립부터 소프트웨어탑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거쳐 완성품이 나온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PC업체 컴팩사가 정상의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생산 체제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휴스턴공장에는 최종 제품 조립라인이 13개 있다. 이중 3개가 이미 21개의 셀 로 교체됐으며 상반기까지는 모든 라인이 이 방식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새로운 방식은 현격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가져다 준다. 면적당 생산대수가2 배로, 1인당 생산대수는 50% 향상되며 1차검사 합격률도 약 65% 상승한다 는 결론이 이미 나와 있다.
PC 가격파괴를 주도해 온 컴팩사는 이전에도 제조부문의 리엔지니어링을 거듭 휴스턴공장에서 91년~93년동안 면적당 생산대수를 3.5배로 높였으며 공장의 지원요원도 40% 감축했다. "셀"방식의 도입으로 이같은 생산효율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종전에는 라인의 일부에서 고장이나 결근자가 생기면 전체가 지장을 받았다.
그러나새 방식에서는 하나의 셀에만 영향이 미친다. 새 방식은 PC의 다품종 화 추세에도 적합하다. 대량생산에 맞는 벨트컨베이어방식을 다품종에 적응 시키기보다는 개개의 셀이 각자의 품종을 만드는 편이생산성 향상에 훨씬 유리하다. "다품종 생산과 생산량 증가는 모순된다. 그러나 셀방식에서는 이들이 양립한다"고 그레고리 생산담당부사장은 강조한다.
새 방식으로 이행하는것은 간단하지 않다. 우선 요구되는 것이 노동자의 다 기능화인데 여기서 바코드에 의한 조립지원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한다. 조립P C 1대마다 번호가 붙여져 그것을 문지르면 필요한 부품이 화면에 나타난다.
또부품의 조립과정에서 누락되는 것이 있으면 컴퓨터가 지적해 준다. 수작 업을 하는 동안, 검사와 소프트웨어의 입력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사실이같은 시스템은 기존 라인에서도 적용되고 있지만 셀방식에서는 더욱고도화됐다. 셀방식의 도입과 함께 컴팩의 제조 리엔지니어링에서 주목되는 것은 부품조달의 저스트.인.타임(JIT)화다. 유연한 생산체제를 지향하는 이것은 컴팩이 지난해 추진한 중점과제이기도 하다.
컴팩은 셀방식의 도입에 앞서 지난해 6월 휴스턴공장에 새 생산라인을 7개 증설했다. 이것은 라인증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비좁은 공간에 새 라인을 증설하기 위해 과감히 공장내의 부품보관 창고를 공장 밖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대신 부품보관은 부품업체와 연계한 JIT운동에 의해 부품업체들이 담당케 했다.
이 때문에 부품업체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컴팩사 주변에 몰려와 운송거점과 공장 등을 잇달아 설치했다. 새시, 플라스틱부품업체 등을 중심으로 이미 20 ~30개사가 들어섰으며 이러한 업체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 컴팩은 공간을 절약하고 공정수도 줄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JIT를 위한 물류비용은 전적으로 부품업체가 부담한다. "사실 부품업체에게는 큰부담이다. 그러나 컴팩은 넘버 원 기업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다른 업체 와 손잡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고 펫슈 수석부사장은 입장을 밝힌다.
컴팩이 이 JIT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역시 비용절감이다. 단순히 부품만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고 물류, 사전조립, 공동개발을 포함한 포괄계 약을 통해 전체경비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컴팩은 본사공장 옆에 3평방km의 토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부품업체 들을 유치, 컴팩아성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또 부품업체들이 라인 바로 옆까지 부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공간과 인원을 더욱 감축할 수 있게 된다.
셀.JIT 등 컴팩의 새로운 제조전략에는 3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첫째는미국내에 출하하는 PC는 미국에서 자체 생산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입증한다. 제조 리엔지니어링으로 인건비나 토지대금은 전체경비에서 매우 적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 컴팩이 조립하청업체로 부터 받은 견적금액과 비교한 결과도 자체생산쪽의 단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최대소비지인 미국에서 만드는 것이 수요에 가장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둘째는 수평통합과 수직통합을 양립시킨다는 점이다. 컴팩은 IBM이나 일본의PC 업체와는 달리 반도체나 액정디스플레이 등 기간부품을 직접 만들지 않고부품업체들을 경쟁시키면서 자유롭게 외부에서 조달한다. 또 한편으로는 인쇄 회로기판의 제조와 최종조립은 내부에서 실시하고 동시에 사전조립은 부품업체들에 일임한다. 이렇게 해서 하청이나 계열업체를 형성하지 않고 PC생산의 전 과정을 수직적으로 통합한다.
셋째는 본래 자동차생산에서 발달한 JIT를 PC에 응용했다는 점이다. PC의 신제품 발표사이클은 자동차가 약 3년인데 비해 6개월로 짧다. 품목이 증가함 과 동시에 메모리나 하드디스크의 용량, 탑재 소프트웨어의 종류에서도 많은옵션이 따라붙어 전형적인 다품종 제품으로 그 성격이 매겨지고 있다. 게다가 PC의 세계는 기술혁신이 빠르고 생산방식의 진부화 속도도 빠르다. 때문에 PC와 성격이 다른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생산방식을 도입했다는 그 자체가 향후의 성공여부를 떠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금후 "도요타방식" 대신 "컴팩방식"이 제조업의 중요한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컴팩은 사실상 PC생산방식의 업계표준을 추구하고 있다. 이제 수주생산을 하지 않는 회사는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이 이상의 시스템을 연구해 나간다". 펫슈 수석부사장은 제조 리엔지니어링과 관련, 비장한 각오 를 나타낸다. 업계 넘버 원 자리의 고수와 가격파괴를 향해 컴팩사는 더 세차게 고삐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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