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게임기시장 경쟁가열

연말연시와 크리스마스특수를 노린 일본 게임기업계의 경쟁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닌텐도와 이를 공략하는 업체들의 추격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이들 게임기업체는 앞을 다퉈 차세대 신제품을 내놓고 있으나 각 게임 기에 탑재되어 있는 칩이나 기본성능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 고 있어 향후 게임기업계의 승부는 어떠한 게임SW를 탑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일본게임시장에서 유력한 SW는 닌텐도가 내놓은 게임 소프트웨어 슈퍼돈키 콩"과 세가 엔터프라이지즈사의 "버처파이터"로 알려졌다.

세가측의 주력SW인 "버처파이터"는 원래 상업용게임기용으로 개발돼 지난 93 년 12월에 게임센터에 처음 등장했다. 이것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조작해 1대 1로 싸우는 격투게임이다. 이 SW의 개발에 착수한 것은 시판 1년전인 92년 12월. 평균연령 25세의 젊은이들이 1백명정도 있는 세가의 2AM연구개발부의연구진중 SW프로그램, 캐릭터디자인, 사운드디자인등 각분야의 정예요원 20명 을 동원해 프로젝트팀을 결성했다.

시제품을 게임센터에 두고 테스트를 한 것은 지난 9월. 수정에 수정을 거듭 해 12월에 완제품이 탄생했다.

세가는 이 대작 "버처파이터"를 캐릭터의 제작에서부터 움직임, 조작성까지그대로 즐길 수 있게하기위해 약 1년에 걸친 수정작업을 통해 차세대가정용게임기인 "세가새턴"에 이식했다.

버처파이터는 "세가새턴"에 장착된 2개의 32비트 RISC칩과 고속화상처리 LSI 가 수백만엔을 호가하는 상업용게임기에 손색이 없는 화질과 움직임을 가능케했다. 상업용게임기에 필적할만한 성능을 가진 차세대기종의 등장으로 가정용SW의 개발과정도 상업용 소프트웨어와 같은 규모의 대형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8비트짜리 CPU를 탑재한 패미컴시대에는 프로그래머 한명으로도 게임프로그램 하나를 제작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제대로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위해서는 하나의 완전한 팀이 필수적이 됐다.

세가의 "버처파이터"와 맞서 겨루게 될 또 하나의 유력 소프트웨어는 닌텐도 의 "슈퍼 돈키 콩"이다. 이 "슈퍼 돈키 콩"은 닌텐도의 16비트기종인 슈퍼패 미컴의 게임SW로 게임업계의 왕자인 닌텐도가 "일본내 판매목표 2백50만카피 "를 내걸고 금년말의 판매전에 내놓은 야심작이다.

닌텐도의 "슈퍼 돈키 콩"은 미국의 현지법인인 미국닌텐도 주도로 개발됐다.

16비트게임기에서는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3차원화상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그래픽스사의 워크스테이션(WS)과 캐나다의 에이리어스리서치사의 CG(컴퓨터그래픽스)제작툴인 "파워애니메이터"를 사용해 CG를제작 "CG렌더링"이라는 기술을 구사해 도트화면에 뒤처지는 문제점을 해결했다. 입체감이 넘치는 고릴라가 종횡무진하는 화상은 32비트의 차세대기종으 로써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기술주도형의 SW개발이 주류를 이루고는 있으나 뭐니뭐니해도 게임의 본질은 "재미"와 "아이디어"다. 이는 게임SW의 역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시장의 확대에 크게 기여하는 기폭제가 된 것은 모두 전에 없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SW였다.

모험물에 속도감을 가미한 참신함으로 패미컴보급의 원동력이 된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형제",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어 문제를 풀어가는 롤플레잉게임 RPG 의 장르를 개척한 에닉스의 "드래곤퀘스트", 1대1 대전형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든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등이 그것이다.

이에 비하면 세가와 닌텐도가 주력SW로 내걸고 있는 "버처파이터"나 슈퍼돈키 콩"등은 상업용게임기용 SW를 이식했거나 기존의 SW를 32비트에 맞게새로 단장한 것이어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만한 기폭제라고 할 만큼의 영향 력은 결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바로 코앞에 닥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판매전에서 힘을 발휘 하게 되는 요인은 어느업체의 게임기가 많이 보급될 것인가와 가격, 유통구조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관건은 역시 여러 게임기업체들이 어떤 게임SW를 주력 SW로 탑재하느냐에 따라 게임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제 2라운드의 벨이 울린 가운데 차기 일본게임기시장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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