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주크박스 세계음반산업 변화 촉진

인터네트를 비롯한 온라인 서비스상에서 음악을 전송받을 수 있는 디지털 주 크박스가 세계 음반업계의 유통구조에 혁신적인 변화를 몰아오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로브 로드와 제프 패터슨 등 컴퓨터 마니아들이 발표한 IUMA (Internet Underground Music Archive)등 디지털 주크박스 열풍이 음반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관계자들의 이목이 이 분야로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인터네트상에서 얼터너티브 록음악의 샘플을 세계 각지로 전송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IUMA를 발표했다. 그리고 나서 자신들이 전송한 음악을 발표한 음악인들에게 20~75달러의 청구서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 사업의 잠재적 가능성을 확인해 보였다.

고객들은 음악카드를 통해 인터네트에서 이 자료를 무료로 전송받아 일반 카세트테이프로 옮겨 녹음하기만 하면 취향에 따라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음반업계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송음악이 업계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현재의 확산추세로 본다면 그 시기와 방법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에는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다.

우선 인터네트에서 3분짜리 디지털음악을 전송받기 위해서는 그 원곡의 다섯 배인 15분가량이 소요된다. 또 FM정도의 수준에 있는 음질도 문제.

뿐만아니라 화면은 아직 흑백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영국의 멀티미디어 업체인 인터미디어사가 개발한 전송방식이 영상문제를 점차 개선해 나가면서 이 문제점은 해결되어 가고 있다.

컴퓨터 모뎀을 통해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그래픽(CG)을 이용, 더 선명한 색상과 해상도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송방식은 기술력에서 앞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2천5백만의 가입 자를 가진 인터네트에 비해 시장이 좁다는 단점 때문에 인터네트에서의 서비스 개발이 업체들에는 더 구미가 당길 지도 모른다.

실제로 인터네트에서의 디지털 주크박스는 녹음이 가능한 비디오 CD를 개발 , 음악을 전송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하는등 콤팩트디스크의 사용을 늘려 현재의 카세트테이프정도로 이용을 용이하게 하려 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이나 영국쪽에서는 음악전문 디지털 종합 유선라디오방송국을설치 가정에서 CATV와 연결할 수 있는 디지털 전송시스템을 확대 채택해나가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비자들은 앞으로 자신들만의 "가상 레코드숍"을 보유, 음반을 소매상에서 직접 구입하기 보다는 TV세트에 부착된 디지털 케이블박스 를 통해 리모컨으로 주문을 하고 신용카드로 결제하게 될 것이다.

이같은 방식의 구매는 소비자들의 편의성뿐만 아니라 업체의 수익성 제고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콤팩트 디스크 한장에 12.99파운드다. 이것은 가수 88 펜스, 프로듀서 44펜스, 출판업체 44펜스, 음반제조업체 1.05파운드와 소매점 3.25파운드, 음반업체 4.66파운드 그리고 2.27파운드의 부가세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일 음반업체가 직접 소비자의 가정으로 콤팩트 디스크를 배달할 수 있다면업체는 레코드가게로 보급하는 데 드는 비용 4.66파운드와 소매점의 비용 3.25파운드를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마디로 같은 제품을 가지고 같은 가격에 팔게 되면 음반업체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계산에 비춰볼 때 주요 음반업체들이 이 디지털기기의 보급에 손을 대보려 할 것은 분명하다.

타임 워너계열의 워너 브러더스사의 경우 현재 자사의 레코드들을 아메리카 온라인이나 컴퓨서브 등 온라인 접속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마쓰시타 산하의 게펜레코드의 경우에도 컴퓨서브를 통해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 여름 게펜은 CD-롬 게임제작 부문을 선도하는 음반업체로 탈바꿈하고 있다. 게펜은 중소규모 소프트웨어업체인 재스민 멀티미디어와 공동으로 레드 핫 칠리페퍼스나 에어로 스미스, 지미 헨드릭스같은 음악가들의 음악 비디오 를 볼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음반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까지 디지털 전송음악보급의 확산에서 오는 이익보다는 위험성이 더 크다.

음악인들도 디지털 음악보다는 광대한 보급망을 가진 소매시스템이 더 안전 한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 음악인들은 디지털 전송음악이 주요 흐름임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기존 음반유통체계를 부정하게 될 것이다.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CD나 카세트테이프의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3백4억달러에 달하는 음반산업 시장은 현재 소니, 타임워너, 마쓰시타, 베텔스만 손-EMI, 폴리그램 등 6개 메이저업체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이들 음반업체는 판매를 통해 많은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도 이제는 유통망뿐 아니라 기술을 통해 돈을 버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디지털 전송음악의 본격적인 보급과 함께 세계 음악시장의 메이저들은 제2, 제3의 IUMA로부터 끝없는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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