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는 2백50만프랑이 투입돼 지어진 마을회관을 비롯 테니스장 등이곳 노르망디지역중에서 가장 많은 각종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지역주민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라아그 재처리시 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동쪽 끝 노르망디지역에서도 대서양과 만나는 코탕탱지방 생트 크 로와 아그의 랭글와 시장(44)은 라아그 재처리시설과 라망슈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들어선 데 따른 마을의 변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랭글와 시장 또한 라아그 재처리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엔지니어이며 이 지역 지방의회의원중 50%가 라아그 재처리시설에 근무하고 있다고 랭글와시장은덧붙인다. 유럽 제1의 부국중 하나인 프랑스는 전체 발전량의 80% 이상을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93년 현재 56기의 원전에서 5만7천6백5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 하고 있으며 전체 전력생산량의 14%를 영국 및 독일, 이탈리아 등 인접국에 수출하고 있다. 또 현재 6기의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가 이처럼 발전의 대부분을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것에 대해 레베르만 라아그 재처리시설 소장(41)은 "원자력 이외의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프랑스 핵연료 공급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맡고 있는 민간업체인 코제마 COGEMA 산하의 라아그 재처리시설은 연간 1천2백톤 규모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세계 최대를 자랑하고 있으며 자국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의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까지 재처리하는 것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라아그 재처리시설에서 올린 총 매출액은 1백억프랑. 이중 순수익은 10억프랑(약 1천6백억원 상당)에 달한다고 라아그측은 밝히고 있다.
라아그 재처리시설이 연간 내는 지방세만도 5억프랑에 달해 생트 크로와 아 그와 같이 재처리시설에 인접한 지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에 반해 라아그 재처리시설과 담장 하나 사이를 두고 있는 중.저준위 방사 성폐기물 처분장인 라망슈 처분장은 방사성폐기물관리 전담 국영기관인 안드라 ANDRA 가 관리하고 있으며 일본에서와 같이 별다른 관심을 끌고 있지 못하다. 사용후 핵연료와 같은 고준위방사성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재처리시설이 바로옆에 위치해 있기도 하지만 이곳에 묻히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이 직접적 으로 주변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곳에 근무하는 종사자는 물론 지역주민들도 모두 이해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라망슈 처분장에는 지난 69년에 설치돼 올해 6월말까지 원자력발전소와 재처 리시설 등에서 발생된 2백50만드럼(2백리터들이 기준)이 묻혀 있으며 지금은그 위에 흙을 덮고 있는 부토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라아그 재처리시설에 종사하는 근무자들의 주차장과 철책을 사이에 두고 있는 라망슈 처분장은 부토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그위에 잔디를 심는 것으로 모든 작업이 완료된다는 게 안내를 맡은 베르나르 드 르나유 라아그 재 처리시설 부소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반감기가 30년 이하인 종류만 묻힌 라망슈 처분장은 현재의 방사능이 1천분의1 수준으로 줄어드는 3백년동안 정부차원의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르나유씨는 덧붙인다.
라망슈 처분장의 폐쇄에 앞서 프랑스 정부는 지난 91년 로브지역에 제2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건설,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라아그 재처리시설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아직까지 전세 계적으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나라는 없지만 프랑스는 이를 영구 처분할 수 있는 연구를 위해 이미 4곳의 지역을 선정, 실험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는 이들 선진국에서조차 위험한 방사능오염물질로 인식되고 있는 고준 위방사성폐기물 마저 지하 수백미터 아래에 영구처분하는 것보다는 후손들이 이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저 준위방사성폐기물부지 선정문제가 국가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나라 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의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엄청난 이득을 올리고 있는 프랑스의 라아그재처리시설과 앞으로는 쌓여진 흙더미위에 푸른 잔디만 무성하게 자라 주변의 녹지대와 똑같은 모습으로 비춰지게 될 라망쉬 처분장 은 원자력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를 비롯한 많은 나라국민들에게 원자력의 산 교육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노르망디=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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