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개인용컴퓨터(PC)가 해외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우리가 수출한 PC는 2억1천9백12만3천달러로 지난해같은 기간 보다 25.8%가 줄었다는 보도다.
PC수출은 해가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올해 1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가 증가했으나 그 이후에는 계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9월에 가까와 지면서 감소세가 더 커졌다.
이에따라 올해 총 수출은 2억8천4백7만6천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실적은 수출이 호조를 보였던 지난 89년의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매년 전세계 PC시장이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을 한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햇동안의수출실적이 3억달러를 밑도는 것은 지난 85년이후 올해가 처음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여 최근 수출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통계 수치외에도 수출과 관련된 좋지않은 징후가 나타난다.
IBM이나컴팩등 한해에 10만대 이상의 PC를 구매하던 외국의 대형 고객사들 이 국내 업체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다. 그래서 그들은 가격이 우리보다 싼 대만 컴퓨터업체 제품을 찾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에의 우리 컴퓨터 수출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주목을 하지않을 수 없다.
국산 브랜드 제품은 외국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도 20%정도 가격이 낮아야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우리업체는 PC를 그렇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같은가격에 맞추려면 결국 출혈 수출을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미국지역에의 수출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몇몇 국내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는 데스크톱PC 수출에서 완전히 손을뗐다. 미국은 전세계의 공산품이 모여드는 거대한 백화점과 같다. 미국시장 을 산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시험대라고도 한다. 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
전세계 단일 PC시장으로는 가장 큰 시장이란 점을 제외하더라도 그같은 요인때문에 미국의 중요성은 크다.
PC는 세계 시장규모가 4천4백만대에 이른다. 컬러TV와 같은 가전제품 함께 단일품목으로는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PC는 전세계적인 다운사이징 추세에 의해 클라이언트 서버 개념이 도입되면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즉 종전 메인프레임이 중형 컴퓨터 그리고 워크스테이션으로, 워크스테이션 은 또 다시 PC로 대체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PC는 컴퓨터산업에서도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PC는 또 멀티미디어시대의 핵심 기술로서 중요성을 갖는다.
최근 PC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급격히 변화되고 있다. 종전까지 비싸서 기업 체를 제외하고는 쉽게 구입하지 못했던 PC는 이제 개인도 큰 부담없이 구입 한다. 또 과거에는 전문가들이 아니면 사용하기 어려웠으나 최근 "플러그 앤플레이 기능 등이 추가되는 점에서 보듯이 아무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이제 PC는 완전히 가전제품과 같은 특성을 지니면서 시장구조도 가전제품과 같아진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가전제품 시장이 대량생산에 의한 대량소비가 특징이듯, PC도 컴퓨터업체의 브랜드만 보고 소비자가 구입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컴팩 과 IBM등 양대 PC업체가 이같은 점을 인식,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들은 가정용 시장을 겨냥, 종전과는 달리 CNN뉴스등을 통해 PC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가전제품화된 PC시장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차별화된 제품 이미지다. 유통체계를 정비하고 서비스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제 고객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진정 고객이 원하는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가전화된 PC제품 시대에 대비해야만 한다.
최근 미국PC시장에서 2위의 마켓셰어를 가지고 있는 패커드 벨이 국내에 진출한 것을 비롯, 전세계 10대 PC업체들은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PC시장도 미국 처럼 PC백화점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이미 일부 외국산 PC는 국산 PC보다 가격이 싸다. 국내시장이라고 안심할 일은 결코 아니다.
오는 95년이면 WTO의 기능이 본격 가동되는 것을 비롯, 전세계의 시장개방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다. 세계시장에서의 시장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내수시장 의 중요성은 모두가 깨닫고 있다. 일본이 전자제품으로 전세계 시장을 석권 하고 있는 데는 탄탄한 내수시장이 뒷받침 된 바 크다.
우리도 개방화시대를 맞아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내수시장도 지켜낼 수 없다. 급변하는 컴퓨터 환경에 대응,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환골 탈태하는 컴퓨터 업체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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