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정보문화활성화 한획 그었다.

지난 9일 컴퓨터관련 행사로는 사상 처음 부산에서 개막됐던 제1회 부산국제 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SEK-PUSAN 94)와 제1회 부산국제멀티미디어전시회 (MULTEX-PUSAN 94) 가 정보산업의 지역적 균형발전의 계기 마련이라는 보기 드문 성과를 남기고 13일 페막됐다.

수영만부산무역 전시장에서 함께 개최된 2개 전시회에는 부산을 비롯, 인근마산.창원.울산. 진해.대구등에서 모두 7만여명의 업계관계자와 전문가.일반 사용자들이 참관,성황을 이뤘다.

또이지역 이익을 대변하는 부산/영남지역 신문, 방송등 언론의 스포트라이 트가 이번 행사에 쏠려 그 열기를 더해주는 계기가 됐다.

이번전시회는 부산과 경남북지역의 38개사를 비롯 모두 81개업체가 1천여점 을 출품했다.전시회가 열린 닷새동안 진행된 수주상담액은 현장판매액를 포함 70억여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전시회는 특히 서울의 여타 컴퓨터행사에 비해 양적으로는 작았지만 내 용면에서는 첫 지방전시회라는 의미 이상으로 알찼다고 참관객들은 입을 모았다. 출품 관계자들은 이번 전시회가 지방자치시대를 앞두고 이지역의 정보산업을 활성화시키는데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들은 또 계층에 무관하게 이번 전시회에 보내준 관람객들의 성원을 무한한 지역 시장 잠재력 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관람객들의성향분석 결과도 이번 전시회를 내용적으로 충만케 해준 요소로 꼽히고 있다.특히 관람객의 절반정도가 중고대학생등 청소년층인 것으로 나타나 그의미를 더해줬다.

현장에서만나본 관람 학생들 대부분은 유능하고 멋진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의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또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환경과 최근의국내외 제품동향이 어떤것인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성향을 강하게 나타내보였다. 관람객층 역시 업계나 전산실 관계자, 전문가등 특수계층 뿐아니라 가족단위 나 개인사용자등 고르고 다양했던 것으로 나타나 지방의 정보문화도 서울 등 수도권 수준으로 확산될수 있음을 입증했다.

출품작을통해 나타난 이번 전시회의 성과로는 먼저 멀티미디어의 급속한 확산을 들수 있다.특히 관련제품들이 이제 특정업체에 의해 개발되거나 공급되는 것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실제어떤 부스를 가도 CD롬타이틀 1~2종 정도는 전시해놓고 있었으며 관람 객들은 어디서나 사운드카드나 영상오버레이카드 등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효과를 만끽할수 있었다.

출품작들은역시 양적으로는 미치지못했지만 서울의 전시회들에 비해 종류의 다양성과 질에서는 앞섰다는 평가를 받아냈다.

주요제품으로는 CD롬타이틀분야에서 멀티미디어 저작도구들과 수천- 수백종 의 문양과 양식등을 모은 클립아트, 전래동화, 외국소설을 재구성한 전자 도서 등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또 관광가이드, 우표수집, 스포츠카, 미술소장 품, 고전음악 등을 담은 앨범, 노래방, 영어학습, 게임등을 비롯 영화를 담은 비디오CD등 종류도 크게 다양해졌다.

그동안8비트방식이 주류를 이루던 사운드카드의 경우 이번 전시회 출품작들 이 대부분 16비트방식의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국내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영상오버레이카드도 40만~50만원대의 구형제품들은 거의 찾아볼수 없었던 반면 20만원대의 고기능신제품들이 선을 보였다.

그래픽(비디오)카드역시 대부분의 제품들이 트루컬러(1천6백만색상)를 표현 할수 있는 것들이었으며 64비트 프로세서칩을 사용하는 제품도 눈에 띄었다통신문화의 확산에 따라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한 팩스모뎀 분야도 1만4천4백 bps이상 초고속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시스템분야에서는586급 펜티엄PC들이 대거 선보였는데 이미 시중에 워낙 많이 팔린 품목이어서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486DX2급을 기반으로하는 멀티미디어PC는 아이디어 또는 마케팅상품차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멀티미디어PC란 PC에 사운드카드, 영상오버레이카드, 스피커, CD롬 드라이브등 멀티미디어장비를 기본으로 부착한 제품이다.

소프트웨어출품작의 경우 도스용은 일부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제외하고는거의 찾아볼수 없었다. 모두 윈도즈환경에서 작동되는 제품들이었다는 얘기다. 주요분야로는 한글워드프로세서, 그래픽스, 전자출판, 문자인식프로그램 등이 관심을 모았다.

한편그동안 초야(?)에 묻혀 있었던 부산/영남지역 소프트웨어개발 업체들 의 진면목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드러났다고 할수 있다. 출품업체 가운데 특히 부산의 멀티테크, 삼석컴퓨터, 금우시스템과 대구의 온시스템 등은 서울 의 유명 회사 못지않은 개발잠재력과 맨파워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전시회를 통해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전시회는 또 이지역 대다수 업체들이 여전히 단순판매 위주의 유통사나 서울본사의 대리점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주기도 했다. 그러나이는 부산/영남지역 정보산업의 발전을 위해 언제가 짚고넘어가야할 통과의례라는 점에서 이번전시회가 남긴 빼놓을수 없는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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