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V기기업계를 대표하는 소니사가 이 분야에서 신규의 국내 설비투자를 동결 하겠다고 표명한 것은 80년대 일본의 수출을 지탱해 온 AV기기 생산이 일본에서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현재의엔고 추세속에서 부가가치가 낮은 조립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이에 따라 국내의 고용, 국내경기, 제조 등과 직결되어 있는 일본형 기술개발체제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80년대의대표적인 성장상품이었던 거치형 VCR의 경우 일본업체들의 해외 생산은 올해 전년대비 27% 증가한 1천8백만대로 확대돼 1천3백만대로 추정 되는 국내생산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심지어 미쓰비시전기처럼 내년 말을 목표로 보급형 VCR의 국내생산을 중단키로 한 기업도 있다.
이같은현실은 일본의 전자업체들에 두가지의 큰 문제를 던져 주고 있다. 하나는 고용문제다. 아사히은행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VCR산업분야의 잉여인 력은 96년에 5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소니의 컨슈머AV 컴퍼니를이끌고 있는 모리오부사장은 "국내 고용은 신상품 생산으로 대처해 간다" 고 강조하고 있지만 전자업계 전반적으로 볼 때 유력한 대체상품이 나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또앞으로 생산체제의 해외이전이 가속화돼 개발과 생산이 분리될 경우, 제품의 세밀한 개량을 장점으로 하는 일본형 기술개발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또다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70, 80년대 미국과의 VCR개발 경쟁에 서 일본이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생산공장과 계열부품업체들이 국내에 제조 현장과 밀착한 형태로 개발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요소중 하나였다. 일본경제신문사가 실시한 94년도 설비투자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계가 전년대비 11.2% 증가할 것으로 나타나 다른 업계에 비해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의 PC수요를 배경으로 한 반도체나 액정디스플레이(LCD) 등에대한 투자 비중이 높지만 AV기기의 경우 해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많아 설비투자 확대가 그대로 국내경기 확대로 연결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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