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도체업계, 마이컴사업 강화

불황이 길게 드리워진 일본 전자업계에서 유일하게 기염을 토하고 있는 반도체업계. 그 원동력인 PC용 D램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반도체업체들은 정보통신분야를 겨냥, 마이컴과 ASIC 주문형반도체 등 로직계열LSI의 재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미쓰비시전기는 지난 4월 미국의 아스테라사와 ASIC의 공동개발을 발표 했다. 미쓰비시는 아스테라의 프로그램가능한 로직LSI기술을 사용함 으로써 이를 자사 ASIC의 확대판매에 연결시킬 것을 꾀하고 있다. 또한 후지쯔는 NEC.히타치 제작소에 이어 독자적으로 개발한 RISC(축소명령어컴퓨팅)칩을 제품화했다. D램의 호조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일본의 주요반도체업체들은 4메가D 램의 서전의 부진에 허덕이던 91~92년에 내걸었던 "D램의존체제의 탈피" 마이컴ASIC분야의 강화"전략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최근세계 D램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한국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주력제품인 D램의 지위를 확보하면서 소프트웨어지향의 미국업체들이 우위를 차지 하고 있는 분야를 잠식하려는 전략이다. 양쪽을 겸비함으로써 지의 미국과 힘의 한국에 뒤처져있는 어중간한 상태에서 재부상하는 것"이 목적이다 후지쯔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 일본의 경기가 호전되면 위험하다 "고 말한다. 현재 일본 반도체시장은 공급부족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대미수출용 4메가 D램뿐만 아니라 마이컴.ASIC등 로직계열의 LSI, 개별반도체에서는 다이 오드 도 부족한 상태이다.

특히마이컴의 제품부족현상은 심각하다. HDD등 PC주변기기용 및 동남아시아 의 AV기기용제품의 수요가 급신장하고 있는 반면 주요반도체 업체들은 지난91 92년의 악몽을 되살려 설비투자를 줄여왔기 때문에 마이컴의 생산량을 늘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중에서도 32비트나 16비트급 고성능 마이컴은 4메 가D램과 같은 디자인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라인도 겹치게 된다.

더욱이현재 급신장하고 있는 마이컴이나 ASIC는 D램의 부진에 몸살을 앓았던 지난 92년께 디자인한 제품들이 본격적인 수요궤도에 안착했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바로 손만 뻗으면 거금을 챙길 수 있는 수익성 높은 D램을 생산할 것인가, 아니면 수요자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마이컴을 생산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예를들어 히타치제작소는 이미 4메가D램의 생산을 줄이고 마이컴의 증산에 착수한 상태이다. 또한 각업체들의 현재 설비투자도 16메가D램과 서브미크론 급의 ASIC, 마이컴의 증산을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주요 업체들 이 마이컴에 생산설비를 집중시키고 있어도 마이컴의 제품부족현상은 빨라야올 여름께 해소될 전망이다.

마이컴이나ASIC를 강화하는 일본업체들의 움직임은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챙기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일본의 반도체산업에 있어 D램은 유일하게 "돈벌이"가 되는 제품분야로 꼽히고 있다.

현재 표준D램분야에서는 한국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에 밀려 뒤처져 있으나PC에 탑재되는 프로세서의 고속화를 지원하는 고속메모리나 화상처리용D램분야를 강화해서 대항하려는 차별화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문제는 또하나의 주류인 일본 내수용 가전.AV용을 주력으로하는 로직 계열의 LSI에 있다.

지난93년 일본의 반도체집적회로 생산은 미국이나 동남아시아등지에서 소요되는 수출에 힘입어 전년대비 4.6% 증가한 2조8천7백84억엔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전자산업전체는 대형 컴퓨터와 AV기기의 계속된 부진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해 2년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지난91년 후반부터 수익이 저하된 원인은 4메가D램의 부진이라기 보다는 가전관계의 로직LSI의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내시장의 부진 특히 AV기기의 마이너스성장이 일본반도체업체의 수익을 깎아먹는 주요인 이 됐다. AV용 반도체는 이익폭은 작지만 안정된 수익원이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성장하고있는 정보통신분야에서 PC용 마이크로 프로세서(MPU) 는물론 이동통신및 화상.음성처리분야에서 급신장하고 있는 DSP 디지틀신호처리장치 분야에서도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사등 미국 업체들과 차이가 벌어져있는등 소프트웨어측면에서의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같은상황때문에 일본 전자산업내에서 소프트웨어력의 약점이 지적되는 경우도 적지않다.

그래서일본의 주요반도체업체들은 종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정보통신분야에서 소프트웨어력및 로직계열의 LSI를 강화함으로써 활로를 모색하기시작 했다. 이들 업체가 노리는 시장은 PDA등 구체적인 상품이 이제 막 출시되고있어 고도성장이 기대되는 멀티미디어에 가까워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AV와정보통신의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 융합해가는 분야인만큼 일본업체들도 피해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로직계열LSI분야에서는반도체업체들도 최종제품을 개발 설계할 수 있도록하는 소프트 웨어가 요구되고 있다. 한 반도체업체의 관계자는 2~3년전만 해도PC관련분야에서 일본업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메모리반도체와 그 주변 기기 뿐이라고 보고 정보통신분야에서 통용되는 마이컴이나 ASIC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의 완성품업체에 머리를 숙이고 배웠으나 최근들어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대표적인 예가 주식시장에서도 호감을 샀던 히타치제작소의 독자적인 사양으로 만들어진 SH마이컴이다. 현재 SH마이컴은 HDD외에도 내비게이션 시스팀 게임기등 새로운 분야에 잇따라 채용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나 독자개발한 마이컴을 제품화한 후지쯔등 기타업체들도 같은 분야를 겨냥한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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