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영화제 언저리

국내에도 영화제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가. 올해 대종상영화제를 보고 영화관 계자들이 이같은 물음을 던지고 있다.

관주도영화제에서 민간주도로 바뀐 후 세 번째를 맞은 "제32회 대종상 영화 제"는 "두 여자 이야기"가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올해대종상의 특징은 행사중에 수상자를 결정하도록 해 극적인 효과를 높였다는 점이다. 또 심사공개주의 원칙 도입등 올해 대종상은 심사 과정에서 객관성이 보다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그렇지만문제점도 많았다. 대종상영화제가 열리기전 예전의 영화제 관행이 그대로 재연됐다는 논란이 많았다.

일부영화계 관계자들은 심사과정에서도 정실에 치우치거나 외압에 시달리는이전의 그릇된 심사관행이 이번에도 여전히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시상식당일 작품상후보인 "증발"을 만든 영화사는 심사위원들이 모처로부터 외압을 받고 있다며 대종상을 보이콧했다. 또 수상후보자의 영화인협회 소속여부도 심사평점에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인협회는 삼성그룹측과 함께 대종상영화제를 주최했다.

무엇보다관객의 검증과정이라 할 수 있는 개봉을 거치지도 않은 작품이 대거 수상후보작에 오른 것은 심사 공정성여부에 흠집을 냈다.

흥행작이지만2개부문에만 후보로 오른 "투 캅스"는 이를 반증한다.

이작품은 주요상 가운데 하나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주최측이 여론에 밀려 체면치레로 시상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을 남기고 있다올해 대종상 영화제는 종전의 행사에 비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두드러 졌지만, 심사원칙 정립 등의 문제에 있어선 기존의 그릇된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성적표를 만들어냈다는 게 영화계의 중평이다.

물론아카데미.칸 등 해외 유수영화제 역시 심사가 끝나면 말이 있게 마련이다. 아카데미의 경우 심사위원들의 보수성 때문에 항상 탈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대종상영화제의 경우 이같은 보수성이라는 낡은 원칙마저도 의문시 된다는 게 대종상 자체를 곱지 않게 보는 사람들의 시각이다.

이러한시각과 비판을 우려한 듯 4일 대종상영화제집행위원회측은 영화제문화가 정착되는 과도기에서 열린 올해 대종상영화제에서 기존의 낡은 관행이 일부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영화제의 심사공개주의 원칙 등 대종상을 통해 우리 영화계의 그릇된 관행이 바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고 밝혔다.

아무튼영화인들은 올해 축제를 끝내고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정부가최근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내년에 개최할 예정인 서울국제 영화제에 앞서 선보일 "제33회 대종상영화제"가 어떤 귀감이 될는지궁금하다. 제32회 대종상영화제 본상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최우수작품상(두여자 이야기:고려영화사) *심사위원특별상(화엄경:태흥영 화사, 휘모리:대일필림) *감독상(이정국:두 여자 이야기) *여우주연상(윤 정희:만무방) *남우주연상(안성기, 박중훈:투캅스) 각본상 유상욱 이정국 두 여자 이야기) *촬영상(최찬규:두 여자 이야기) *조명상 (김강일:우리 시대의 사랑) *기획상(임종락, 천상응:만무방) *조연여우상 (남수정:두 여자 이야기) *조연남우상(신성일:증발) *편집상(이경자(만무방) *음악상( 이종구:화엄경) *미술상(이명수:만무방) *각색상(장선우:화엄경) 녹음상 강대성 이재웅 *의상상(권유진:그 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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