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이기자 에필로그(끝)

대만은 90년 이후 아시아의 4마리 용 가운데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대만은경쟁국가로 싱가포르.홍콩 등 화교계 국가들을 꼽고 있고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을 후발국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한국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만주변기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80년대에 한국은 배울만한 경쟁국 이었다. 그러나 지금 사정은 다르다. 한국은 더이상 컴퓨터 분야에서 대만 경쟁국 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아시아네마리 용 가운데 선두주자였던 한국이 대열에서 탈락 한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그중가장 큰 이유로 기업의 취약한 자생력을 꼽을 수 있다. 국내 기업은 기술개발과 생산성향상, 품질관리, 원가절감 등 경쟁력 향상을 토대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보다 정부의 각종 특혜와 지원책을 따내는데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일례로국내 주기판업계는 지난해 우루과이라운드로 전산업이 개방압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20~25%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혜택을 누렸다.

그러나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책에도 불구, 지난해말 전자공업 진흥회는 국내 조립업체들의 절반이 국산보드가 가격이 비싸고 80% 는 품질이 나쁘다고 말하고 있으며 전체 사용자의 90%가량이 국산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제출했다.

정부가개방화라는 국가정책을 스스로 거스르면서 중소업체를 발벗고 지원했던 것이 최악의 결과로 되돌아 온 셈이다.

반면대만은 고율의 긴급조정관세로 수입장벽을 설치했음에도 불구, 전통적 인 저가공세와 함께 고품질 전략을 병행해 그래픽카드와 모뎀 등 애드온카드 부문에서 국내업체를 크게 앞서가고 있다.

대만은기업이 생존하는데 필수적인 금용 및 세제를 파격적으로 설정 했다는점 이외에 극히 제한적인 분야에서만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거나 선도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정부의 지원책과 세제 때문인 것으로 떠넘기는 국내 현실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중소업체들로 구성된 대만의 개미군단이 유일하게 부러워하는 것은 바로 한국이 삼성.금성.현대 등 반도체 대기업들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은이미 칩스 & 테크놀로지, 쳉랩(Tse-ngLab), ALI 등 세계적인 칩세트 업체와 옵티(OPTi), 이텍(ETEQ), 시텍(CTEQ), UMC 등 전세계의 화교계 기업 을 통해 파격적인 가격에 최첨단 신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이때문에 대만은 부품 품귀가 발생할 때마다 세계적인 업체들도 공급 받지못하는 칩세트를 사용한 신제품을 출시, 제품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크게신장시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만은그러나 메모리는 수백억원이 넘는 시설투자비와 전문 개발인력 등 대기업이 아니면 뛰어들기 어려운 장치산업임을 감안, 최근에야 본격 투자하고 나서 최소한 2~3년동안은 후발업체로 한국과 일본의 뒤를 쫓아야 할 입장이 다. 대만이 한국의 메모리생산업체를 부러워하는 것은 메모리만 자체 생산되면 원가를 1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대만을앞지르려면 한국이 갖고 있는 무기를 최대한 잘 활용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반도체 3사가 모두 수출중심의 정책만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메모리 파동이 있을 때마다 반도체 3사는 D램을 팔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 생산시설을 1백% 가동해 미국과 대만, 홍콩 등지에 집중 수출해 왔다.

컴퓨터관련제품이 1~2개의 부품만 없어도 제품 생산이 불가능한 점을 감안 자국산업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미국과 일본은 물론 경쟁국인 대만조차도 품귀가 발생할 경우 자국기업에 우선적으로 배당한다는 원칙이 국내에서는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실제지난 1월 상공부와 전자공업진흥회가 서둘러 반도체 3사와 중견 시스팀업체 주변기기업체 간의 회동을 주선, D램 수급안정화 대책회의를 개최했지 만 반도체업계의 무성의로 성과없이 서로간의 이견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대만개미군단이 몰려오고 있다. 이미 입력장치 분야에서는 국내시장을 석권 하고 있다. 현재 15%에서 20%에 달하는 주기판 긴급조정관세 장벽도 올 하반기부터는 전면 폐지돼 8%로 낮아질 전망이다. 올 연말에는 보드시장의 60 % 이상이 대만산 수입품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대만을 앞설 수 있는 방법은 중소업체가 서둘러 품질과 성능으로 특화된 제품을 개발,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것이다.

그러나국내 컴퓨터 주변기기 업계가 기사회생하는데 한국이 갖고 있는 유일한 무기인 반도체를 적극 활용한다면 휠씬 빠른 속도로 대만을 따라잡을 수있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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