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수질오염을 비롯한 환경문제는 우리나라 행정이 극복 해야 할 중대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행정의 대상가운데는 "발생할 확률은 적으나 일단 발생하면 그 피해가 극심한 것"이 있다. 흔히 위기 변수라고 불리는 이 부분에 대한 우리행정의 대응은 한심하다. 부산열차탈선사고.서해페 리호사고.해남항공기추락사고에 이은 낙동강오염사태는 우리행정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오염문제를비롯한 위기변수적 사고가 갖는 일반적인 특징은 이들 사고가 일과성이라는데서 발견된다. 이 특징은 일반인들에게 사고장소.사고 시간만 피하면 된다는 인식과 사고를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운명론적 팔자 타령을 하게 하고 사고행정을 책임지는 행정가는 재수가 없어서 자신의 재임중에 그 일을 당했다는 식의 무책임한 인식을 갖게 한다.
사고행정가운데서도오염문제가 심각한 것은 오염지역이 광범하여 그 피해가 넓은 지역에 걸쳐서 수년 또는 수세대에 걸쳐서 나타난다는 점 때문이다. 유독 가스의 잘못된 관리로 한 마을이 전멸하게 된 인도의 보팔 사건이나 체르 노빌원자로사고에서 우리는 그 예를 볼 수 있다.
오염문제는 예방과 함께 사고발생을 신속히 인지하고 인근 주민으로 하여금 재빨리 대응토록 해 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낙동강오염문제만 해도 오염여부를 파악하는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여 주민들이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지 못한 점이 행정의 큰 실책으로 지적 되고 있다. 환경처의 기능은 환경오염정도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것을 관련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환경처는 오염 정도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오염도가 낮다는 것을자랑하거나 홍보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염은광역성을 갖고 일과성을 갖기 때문에 오염행정에도 오염 예보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요지점에 정교한 환경모니터 장치를 설치하고이것을 하나의 망으로 연결, 수퍼컴퓨터를 이용하여 지역별 오염도를 작성하고 오염여부를 즉시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상이 나타나면 즉시 민방위체제와 연결하여 신속하게 대응토록 해야 한다.
오염매체가공기인 경우에는 오염물질의 이동이 빠르기 때문에 지형적 특성 과 함께 풍속 등을 고려한 대피모형을 만들어서 실제사고시 대피방법을 구체 적으로 지시해주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이 목적만을 위해서 수퍼 컴퓨터를 도입하여 사용해야 할 것이지만 당분간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시스템 공학연구소의 수퍼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수질오염의 경우에도 하천별 공해업소의 분포와 강물의 흐름 그리고 지형적 여건을 감안하여 공해물질이 흐르는 경로를 예측하는 모형을 수퍼 컴퓨터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강이나 연안의 오염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항공기에 원격탐사장비를 탑재해 이를 이용, 정기적으로 자료를 수집토록 하고이것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즉시 처리토록 하면 신속한 오염예보도 가능 하고 오염원의 발견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오염물질은"정상적인 경제활동의 부산물로 나타나는" 속성을 갖는다. 따라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지속되는 한 오염물질은 배출되기 마련이다. 오염물 질을 만들어내는 사람과 이 때문에 손해를 입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이 문제 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오염물질의 처리 등은 민간부문의 자율 에 맡길 수 없다.
행정개입의방법은 "무단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반드시 적발되며 이를 무단배출한 업자는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다. 정부는 최근 각종 규제완화를 틈타서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환경사범에 대해서는한층 더 고삐를 죄어야 한다.
행정규제완화가환경규제와 산업안전규제와 같은 사회규제적 성격을 갖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일부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면서 제대 로된 환경규제를 위해서는 환경오염에 대해 강력한 행정적 제재를 가하고 이와 함께 원격탐사기술과 수퍼컴퓨터 등 첨단과학기술도 적극 활용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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