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생산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 롤 전사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
마이크로 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기술로 시장 선점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김재현 나노응용역학연구실장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 LED 롤 전사 기술' 상용화를 위해 연구소기업 와이티에스마이크로테크(대표 남성국)를 설립했다고 19일 밝혔다.
마이크로 LED는 디스플레이의 화소마다 단결정 무기물로 구성된 마이크로 LED가 배치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비 반응속도, 발광효율, 내구성이 우수하다. 기판에 대한 제약이 적어 신축성 있는 고무 소재나 투명한 플라스틱 소재 위에도 제작할 수 있다.
마이크로 LED 롤 전사 기술은 롤 스탬프를 이용해 임시기판 위에 있는 마이크로 LED소자를 들어올렸다가 유연회로 기판의 원하는 위치에 올려놓는 공정을 통해 패널을 만드는 기술이다. 롤러잉크로 판화를 찍는 과정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2017년 7월 롤 전사 기술을 이용해 패널 크기 4인치 수준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다만 양산 공정에 적용하기에는 전사 면적에 제한이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메타구조체' 개발에 성공하고 이를 롤 전사 공정에 적용함으로써 전사 수율과 전사 면적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메타구조체는 파장보다 작은 메타원자를 배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성질을 띠도록 만든 인공 물질이다.
기존 LED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 장비는 초당 2~10개의 LED를 기판에 부착한다. 롤 전사 기술을 이용하면 초당 1000~1만개 LED를 전사할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기술 대비 생산성이 최대 1000배가량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사업화를 위해 여러 스마트 패드 제조사와 기술 사양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기업 와이티에스마이크로테크를 통해 10인치급 스마트 패드 패널을 한 번에 전사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 롤 전사 장비를 개발하고 시제품 양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양산 기술 상용화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억5000만달러에서 2025년 199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54.7%에 이른다.
김재현 나노응용역학연구실장은 “연구소기업 설립으로 생산성이 높은 마이크로 LED 롤 전사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응용 제품 생산과 양산성 검증까지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마이크로 LED가 적용된 스마트패드를 양산할 수 있도록 사업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