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제조업 미래, '스마트팩토리'에 있다…韓 체계적 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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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 FXDR 114. 전자신문DB

#세계 유명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은 스마트팩토리로 혁신한 대표 회사다. 할리데이비슨은 제조 공장 내 모든 기기 시스템을 연결했다. 제조 시간, 환풍기 습도 등 공장 내 모든 기록을 데이터로 수집·측정·분석한다. 이 기록을 활용해 오토바이 고장 내역과 고장 가능성을 예측한다.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도입으로 공장 당 200만 달러를 절감한다. 제조 일정도 기존 21일에서 6시간으로 단축했다.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업계가 침체기를 맞으면서 제조업 위기론이 부상한다. 이미 주요 제조기업은 스마트팩토리 환경으로 전환,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주요 국가와 기업이 스마트팩토리에 제조업 미래가 있다고 확신,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은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더디다. 한국 제조업 혁신을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앞당겨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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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 개념도. 자료 스마트공장추진단

◇제조업 위기, 세계는 스마트팩토리로 극복

스마트팩토리는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공장이다. 단순 공장 자동화가 아니라 전 제조 과정에 ICT를 접목한다. 빅데이터·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등 최신 기술을 융합해 설비·생산·운영 시스템을 운영한다. 자재 공급부터 제품 생산, 연구개발, 유통, 물류, 폐기 등 제조 전 과정에 혁신을 만든다.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수익성을 증대한다.

세계는 이미 제조업 위기를 스마트팩토리 구현으로 극복한다. 국가별 스마트팩토리 전략과 지원 정책을 마련해 시행한다.

대표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2011년, 제조업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한 '인더스트리 4.0'을 발표했다. 고령화·인건비 상승 문제에 직면한 제조업 경쟁력 확보가 목적이다. 국가 차원 스마트팩토리 기술 표준 마련과 중소기업 지원에 주력한다.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추가로 기획, △플랫폼 표준 △연구·혁신 △사이버 보안 △법·제도 △인력 양성·교육 등 분야별 필요한 정책과 지원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 세계 주요 국가가 독일 사례를 벤치마크할 만큼 스마트팩토리 성공사례를 다수 확보했다.

미국은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 슬로건 아래 제조업 부흥정책을 가동한다. 2011년 제조업과 로봇 기술을 융합하는 '첨단제조 파트너십(AMP)'를 발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제조업 지원 정책을 추진한다. 2014년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산업인터넷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한 단기·실용계획을 마련했다. AT&T, 시스코, GE 등 미국 주요 기업이 스마트팩토리 구현 주요 기술과 플랫폼을 개발, 도입·확산 중이다.

일본은 '일본 산업재흥 플랜'으로 첨단설비 투자 촉진과 과학 기술 혁신을 핵심과제로 추진한다. 2015년 실천계획으로 '로봇신전략'을 발표,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표준화와 빅데이터 활용 사례 확보에 매진한다. 202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국제 표준화와 50개 첨단 활용 사례를 창출한다.

중국은 독일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벤치마킹해 제조업 전반을 조정하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수립했다. 스마트 제조업 육성, 첨단장비 혁신 등 5대 중점 프로젝트로 세계 제조 1위 국가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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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 도입 이유와 도입하지 않는 이유 설문조사 결과. 자료: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韓 스마트팩토리, 걸음마 단계…정부 체계적 지원 필요

세계가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박차를 가하지만 한국은 초기 단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발표한 자동차, 전자부품, 화학 등 주요 업종별 스마트팩토리 보급률은 1.5%에 불과하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 수준도 낮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중소·중견기업 2800개사 가운데 79%가 스마트팩토리 기초 수준이다. 실시간 의사결정과 설비 제어가 가능한 '중간수준2' 단계인 회사는 1.7%다.

업계는 스마트팩토리 필요성에 공감한다. 중기중앙회 조사 결과 중소제조업체 67%가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성 인식도 높아졌다. 2014년 57% 수준에서 2016년 응답자 91%가 스마트팩토리가 필수라고 인식했다.

스마트팩토리 구현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설문조사 결과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기업 응답자 80%는 '생산성·경쟁력 향상'을 도입 이유로 꼽았다. 정부가 스마트팩토리 전환 기업 1861개 조사한 결과 △생산성 평균 23% 개선 △불량률 46% 감소 △원가 16% 절감 등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전문인력·예산·투자자금 부족 등이 스마트팩토리 구축 발목을 잡는다. 중기중앙회 조사에서 응답 기업 83%가 '스마트팩토리 도입 시 투자자금 부담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운영, 유지보수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전문가는 정부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전략과 실행대책을 체계적으로 마련·지원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관계자는 “고령화와 저임금으로 제조업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문 기술 인력이 부족해 스마트팩토리가 구축되더라도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을 진행하지만 한정된 예산과 사업기간으로 인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에 비해 자체 예산과 인력 등 자원이 부족한 중소·영세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제조 공장 산업분야·업종·특성에 따라 정책 지원책을 체계적으로 제공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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