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ssence] 인플루언서의 시대 '유리천장 너머 별, 현실에서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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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요즘들어 부쩍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특정집단이나 인물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속에서도 등장하는 이 존재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쭉 있어왔지만, 비교적 최근에 들어서야 개념을 분명히 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인플루언서' 등장이 갖는 의미와 사회적 변천 등은 어떠할까? 이번 주 '컬처 에센스(Culture Essence)'에서는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그들, '인플루언서'에 대해서 알아본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인플루언서, IT바람 타고 대중화되다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말은 '영향'이라는 뜻의 영단어 '인플루언스(influence)'와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e)r'이 결합된 신조어로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대두됐지만, 실제로는 선사시대 이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며 지금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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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인플루언서는 왕이나 귀족, 성직자 등의 지배층이 중심을 이뤘다. 이들은 일반대중과의 거리감을 두면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영향력을 과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과거의 인플루언서는 왕이나 귀족, 성직자 등 지배층이 중심을 이뤘다. 이들은 일반대중과의 거리감을 두면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영향력을 과시했다. 외부와의 전쟁이나 국가제도의 변천, 심지어 독재까지도 과거 인플루언서들이 대중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나타난 것이다.

과거 인플루언서들의 행보는 산업화와 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점차 바뀌어나간다. 특히 혈연으로 이어진 소위 '모태 인플루언서'들과는 달리 산업수단을 소유한 부유층을 중심으로 나타난 신흥 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면서 보다 섬세하면서 위력적으로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쳤다.

이들은 모태 인플루언서로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강제 받던 대중에게 자신을 포함한 일반 개인의 인권문제를 제시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한다. 대중은 이들의 등장과 혁신적인 움직임에 따라 법률·제도 등의 변화를 이어갔고, 결국 인간 개인 중심의 사회와 함께 신흥 인플루언서 시대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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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를 기점으로 등장한 부유층 중심의 신흥 인플루언서들은 인간의 기본 권리를 주장하면서 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이런 모습은 20세기 후반까지 줄기차게 이어져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개인 인권을 중심으로 변모된 산업화 사회는 20세기 후반까지 자본주의와 함께 신흥 인플루언서들의 대중 영향력과 신뢰도를 확대시켰다. 물론 자본 중심에 치우친 다수의 논리에 인문철학 중심의 다양한 학자들이 등장해 대중을 선도해나가는 모습도 있었으나, 인간의 삶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산업화의 주체인 신흥 인플루언서의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특히 국내에서 신흥 인플루언서 경향은 더욱 강했다. 칼럼리스트, 철학자, 심리학자 등 인문 중심의 오피니언들이 대중에게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스티브 잡스·이건희·정주영 등 기업가들의 말이나 일대기 등이 더 큰 파장을 미쳤다. 심지어 대중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계통 내에서도 신흥 인플루언서들이 자리를 잡으며 소위 '유리천장'이라 불리는 장벽을 두고 대중에게 영향을 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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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중은 IT기술을 매개로 인플루언서의 흐름을 온전히 자신들 속으로 끌어들이며,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 본연의 모습을 가진 진정한 '인플루언서'를 창조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하지만 이런 모습은 21세기를 기점으로 점차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끈 IT기술과 인터넷을 매개로 사회 각 분야와 소통중인 대중은 사회적 의식성장과 함께 기존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이들의 흐름을 온전히 대중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소위 '그들만의 리그' 또는 '유리천장 너머 별' 취급을 받던 인플루언서들의 모습도 점차 대중화되는 모습도 이 때문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사회문화계 한 관계자는 “과거 혈연·경제력을 기준으로 평가되던 인플루언서의 기준이 말 그대로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칠만한' 존재 본연의 행동과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며 “IT기술을 통한 빠른 정보의 흐름은 사회 각 분야는 물론 인간 본연의 모습과 사회집단의 대표적인 모습까지도 변화시키며, 이들을 대변할만한 인플루언서의 모습과 기능도 대중 스스로 바꿔나가는 힘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1세기 인플루언서, '활발한 소통능력 자랑하는 대중적인 사람 또는 플랫폼'

앞서 말했듯 21세기 인플루언서는 혈연·경제력 등과 무관하게 IT기술을 토대로 대중의 의식수준과 거의 일치되는 흐름을 나타내며 힘을 얻는다. 이들의 특징은 몇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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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플루언서들은 개인 소셜방송 등을 활용한 양방향 소통성으로 자신들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입증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사진=전자신문DB)

먼저 21세기 인플루언서들은 양방향 소통성을 갖고 있다. 이를 입증하는 것은 21세기 접어들면서 새로운 산업군으로까지 불리는 'MCN(Multi Channel Network) 크리에이터' 집단이다. 대도서관·김이브·도티·보겸·철구·로이조·이설·박막례 할머니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은 페이스북·유튜브·아프리카TV·트위치 등의 소셜채널 기반의 방송으로 자신의 견해를 대중에게 전파한다. 이들의 영향력은 구독 수나 시청률이라는 수치척도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단체, 심지어 국회 등에까지 국민대표로서 초청받으면서 명실상부한 인플루언서로서의 입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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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플루언서들은 IT기술을 토대로 한 대중의 의식성장에 힘입어 등장했다는 점 자체에서 완벽한 대중화와 다양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완벽한 대중화와 다양성의 인정은 21세기 인플루언서들의 또 다른 특징이다. 과거 왕이나 귀족, 성직자, 20세기 후반까지의 부유층 등으로 이어졌던 인플루언서의 흐름은 현재 정치인·연예인 등 특정 직군 형태로 존재하며 일방적인 견해를 주장한다. 하지만 21세기 인플루언서들은 개인방송 또는 SNS(페이스북·트위터) 등으로 여러 견해를 잘 조합하며 자신의 의견까지도 어필하는 등 대중 안에서 힘을 키워가는 본연의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한다.

이렇듯 완벽한 대중화를 이루고 있는 21세기 인플루언서들은 다양한 사회적인 모습으로, 이들과 공감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형성하는 원동력으로도 활약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기존 인플루언서들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제수단을 활성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21세기 인플루언서들은 경제수단 없이 대중 속에서 자생적으로 나타난 까닭에 다양한 산업과의 접점을 이루는 경향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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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플루언서들은 혈연·자본력으로 성장한 기존 인플루언서들과 달리 대중적인 공감능력으로 성장,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면서 다양한 신생 산업군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독특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전자신문DB)

소위 '인플루언서 마케팅'으로 불리는 최근의 트렌드가 바로 이런 경향의 산물이다. CJ E&M이 운영하는 다이아TV나 딩고 등의 자체 콘텐츠 플랫폼은 물론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채널 T프로듀서, LG생활건강·네이처리퍼블릭 등 화장품 브랜드, 외국계 에미레이트 항공까지 다방면의 산업분야에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e스포츠 스타 등의 새로운 인플루언서들을 동원해 다양한 콘텐츠와 홍보활동을 펼치며 이들의 등장과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SM·JYP·YG·로엔·미스틱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연예인이라는 기존 인플루언서들을 소셜기반 기획 콘텐츠를 통해 21세기 인플루언서로 탈바꿈시키며 대중과의 접점을 찾아나가고 있다.

◇'인플루언서의 시대' 21세기, '순기능 속 역기능도 역시 인플루언서'

IT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인플루언서들은 다양한 특징과 함께 무한대로 탄생하며 소위 '꽃길'을 만들어 낼 것으로 큰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대 섞인 전망만큼이나 우려점도 크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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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플루언서들은 기본속성인 대중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편협한 사고를 바탕으로 한 개인의 일방적인 주장을 파급시키면서 일반적인 사회적 가치의 혼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들은 대중 속에서 자생한 21세기 인플루언서에게서 보이는 다양성에 주목하며 기준점의 부재에 따른 사회가치 혼란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일례로 일부 연예인 지망생 또는 BJ들은 소셜방송을 통해 욕설과 공개비방은 물론 자신의 편협함 자체를 하나의 트렌드이자 사실인 양 호도하면서 일반적 사회가치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엄청난 사회적 비난 속에서도 일부의 지지를 토대로 하나의 '인플루언서'처럼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이런 부분은 사회적으로 끄집어내면 쉽게 해결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가 이뤄지는 가상공간 자체에서는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이들이 미치는 사회적인 영향력은 암암리에 부정적인 동조자를 이끌어내면서 가치판단 부재 상태인 아노미 현상을 도래하게 하며 사회의 발전방향을 잃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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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통 한 관계자는 “대중 속에서 자라난 새로운 인플루언서들은 다양한 사회의 의견들에 힘을 보태고, 개인들의 기본 권리를 주장하도록 하는 데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다가온다”며 “하지만 무분별한 집단의 주장이나 개인의 편협함을 일상적으로 주장하는 인플루언서의 경우 자칫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마냥 좋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21세기 대중은 반드시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판별해낼 수 있는 기본적인 기준을 가져야 하며, 인플루언서의 기본덕목에 대한 사회적 약속이 필요하다”며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이 미칠 영향력을 인지하고, 사회적인 교육과 함께 자체적인 내면순화 등을 토대로 완전한 인플루언서로 거듭날만한 자격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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