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소셜커머스의 변신..."생존 위한 사업 다각화"

쿠팡, 티몬, 위메프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 시장 한계에 부닥친 소셜커머스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규모를 최소화하는 한편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에 힘을 쏟는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만회하는 것은 물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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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떠난 쿠팡…“투자는 계속된다”

쿠팡은 이달부터 음식점이나 지역별 할인 쿠폰 판매 서비스를 중단했다. 로켓배송(직매입)과 오픈마켓을 양대 수익 모델로 삼는 온라인 쇼핑 사업자로 탈바꿈했다. 수요가 급감한 지역 상품을 전면 포기하고, 가장 많은 고정 고객을 확보한 직매입 서비스에 집중한다.

쿠팡은 2010년 지역 상품 및 공동구매 소셜커머스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4년에는 고객 감성을 자극하는 `로켓배송`으로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한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는 오픈마켓 채널 `아이템마켓`을 선보이며 `탈 소셜커머스`를 예고했다. 6년여 동안 유지된 소셜커머스 3강 체계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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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대표

쿠팡은 2015년 국내 온라인 쇼핑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 손실(54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5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직매입 서비스를 위한 물류망과 인력 확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현재 전국 21개 지역에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은 투자 집행을 지속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성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2015년 연매출 1조1337억원 가운데 80%를 상품 판매 사업에서 벌어들였다. 당시 아이템마켓이 존재하지 않던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 로켓배송에서 발생한 수익이다. 경쟁사보다 빠르고 안전한 감성 배송으로 고객 신뢰를 얻은 덕이다. 쿠팡이 수천억원대 손실에도 물류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는 이유다.

쿠팡 관계자는 19일 “그동안 발생한 영업 손실은 계획된 적자”라며 “쿠팡이 고객 일상을 공유하는 종합 온라인 쇼핑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몬의 외도, 투어부터 금융 서비스까지

티몬은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한다. 포화 상태에 이른 소셜커머스 시장 상황을 감안,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티몬은 2015년 1419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서비스 개시 후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봤다. 무료 반품, 생필품 직매입·직배송(슈퍼배송) 서비스 등 제공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티몬은 지난해부터 `여행(투어)`을 핵심 사업군으로 내세웠다. 근래 급증한 국내외 여행 수요를 가격 경쟁력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기존의 배송상품 구매까지 유도하는 낙수 효과 전략을 편다. 종합온라인여행사(OTA)는 물론 오픈마켓과 여행 상품 판매 채널을 동시 운영하는 인터파크를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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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전용 비품 쇼핑몰 `비즈몰`도 오픈했다. 중소 사업자가 원하는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한다는 접근 전략이다. 일반 소비자(B2C)로 한정시킨 고객 범위를 기업으로 확대했다.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자와 직접 경쟁하는 구도다.

티몬은 올해 들어 보험, 대출, 예금·적금, 투자 등 금융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티몬금융몰` 서비스도 선보였다. 220여 금융사의 온·오프라인 상품 5800여개를 쇼핑하듯 살펴볼 수 있다. 연내 상품 수를 7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셜커머스 사업 모델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를 발굴한 셈이다.

티몬 관계자는 “현재 적자 규모는 장기 투자 계획에 따라 발생했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티몬은 매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시스템 구축을 직접 하기보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효율화를 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메프, 또 한 번 `최저가`

위메프는 올해 소셜커머스 특유의 가격 경쟁력으로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여러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동일 상품의 가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 특성상 가격이 가장 강력한 모객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위메프는 2013년 9700원 이상 무료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당시 쿠팡과 티몬은 9800원 이상을 무료배송 기준으로 삼았다. 후발 주자의 한계를 넘기 위해 경쟁사보다 100원 낮추는 공격형 전략을 폈다.

위메프 직매입 서비스 `원더배송`에서 판매하는 9000여개 상품 가운데 금액이나 구매 수량과 관계없이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 비율은 85% 수준이다. 9700원 이상 무료배송 상품을 합하면 99%에 육박한다. 1만원 이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배송비 부담을 줄여 `최저가`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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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상 위메프 대표

위메프는 2015년에 영업손실 1424억원을 기록했다. 쿠팡과 티몬처럼 가격 낮추기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물류망 구축에 따른 투자비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어려운 사업에서는 과감히 손을 뗐다. 지난해 PC 제품 전문 통합 배송 쇼핑몰 `어텐션` 서비스와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 `위메프박스`를 종료했다.

위메프는 신규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위메프 비즈몰`을 선보이며 MRO 사업자에 도전했다. 티몬과는 정면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최근 온라인 신선식품 수요가 급증한 것을 감안, 직배송 서비스 `신선생`도 론칭했다. 하림, 하겐다즈 등 기업들과 제휴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그동안 수익보다 성장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추진했다”면서 “올해는 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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