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미야모토 시게루 - 닌텐도 개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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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개발본부장은 장난기 넘치는 어린아이 같다. 9일 교토에 위치한 닌텐도 본사에서 진행된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두 시간 내내 모든 질문에 밝게 답변했다. 자신이 개발을 총괄한 ‘위핏’을 설명할 때는 신발을 벗고 직접 시연하는 적극성까지 보였다.

 지방대 출신으로서 창업자와 집안 간 친분으로 입사한 신입사원 미야모토 시게루는 110년 동안 고만고만한 장난감 회사였던 닌텐도를 10년 만에 세계 최고의 게임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기 사업을 시작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제시하며 그를 스카우트하려 했지만 수포로 돌아간 일화는 유명하다. 지금도 대표이사 전무지만 그는 개발본부장이라는 직함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

 닌텐도 신화의 주역 미야모토 시게루 본부장에게 닌텐도의 혁신과 게임에 대한 철학과 미래상을 들어봤다.

 

 Q. 닌텐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는 혁신(이노베이션)이다. 닌텐도의 혁신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A. 새로움이다. 과거 닌텐도는 장난감 회사였다. 10년 정도 전부터 가전 업체와 컴퓨터 업체가 들어왔다. 과연 닌텐도의 개성은 무엇인가 생각했다. 이때 IT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 산업은 새로운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사람이 하는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닌텐도 창업자 야마우치 히로시 회장의 경영 철학도 닌텐도의 아이덴티티다.

 Q. 닌텐도는 게임을 젊은 남성의 전유물에서 성별과 세대를 초월한 대상으로 만들었다. 그 비결은?

 A. 원래부터 그런 게임만 만들어왔다. 게임기가 점점 하드코어로 변하게 되자 우리는 오히려 원점으로 돌아갔다. 게임 마니아만의 게임이 아닌 누구나 즐기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앞으로도 이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Q. 최근 닌텐도의 혁신을 대표할 수 있는 게임은 위핏이다.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

 A. 위핏은 닌텐도가 말하는 새로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40세가 넘으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웃음). 수영을 시작했지만 체중이 별로 줄지 않았다. 체중을 매일 재면 다이어트가 된다는 말을 듣고 실천했는데 가족이 모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즐거움과 동시에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위핏 개발에 착수했다.

 Q. 사람들은 게임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과연 게임은 부정적 존재인가?

 A. 인터랙티브 미디어로서 게임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사람끼리 표현하고 싶은 것을 컴퓨터가 연결해 주는 게 최근의 게임 시스템이다. 교사가 이를 이용하면 수많은 학생에게 개인교습을 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이 공부의 적이라는 말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게임의 가장 큰 목표는 즐거움이다. 자신이 컨트롤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부모가 일정한 규칙을 세워서 아이와 함께 이를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Q. 한국에서는 온라인게임 셧다운제가 법안으로 제출됐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가장 중요한 원칙은 게임 이용은 이용자가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게임의 문제점도 많다. 게임을 게임으로 인식해야지 너무 빠지면 안 된다. 그래도 관리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정부가 이를 대신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는 않다. 만일 한국에 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일시적 조치기 바란다.

 Q. 모든 기업은 창의적 인재를 원한다.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한 닌텐도의 노력은?

 A. 철저한 도제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내가 제자를 키우고 그 제자가 스승이 돼서 다시 제자를 키우는 방식이다. 창의적 발상은 절대로 우연히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지식이 있어야 그 발상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 보인다.

 또 하나 우리는 경쟁심리를 없앤다. 직원끼리는 물론이고 다른 회사와의 경쟁심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Q. 애플을 닌텐도의 가장 큰 경쟁자로 보는데?

 A. 각각의 가치가 다르다. 공통점은 IT를 사용한다는 사실뿐이다. 예전에는 기술의 독창성이 중요했는데 이제는 그것을 이용해 독창적인 제품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다. 그래도 애플에서 슈퍼마리오는 안 나온다(웃음).

 Q. 향후 예상하는 게임의 진화방향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A. 고객의 요구에 따라 시장은 움직인다. 인터랙티브성은 분명 넓어진다. 기존 게임의 틀은 점점 깨지고 있다.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물론 가족이나 지인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기 바란다.

 교토(일본)=장동준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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