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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빌리프랩

마치 판타지 만화의 한 장면이 현실로 튀어나온 듯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는 그룹 엔하이픈의 월드투어 ‘FATE PLUS IN SEOUL’(페이트 플러스 인 서울)의 첫 공연이 개최됐다.

엔하이픈의 콘서트를 보고 있자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굉장히 컨셉추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엔하이픈은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하이브의 웹툰 시리즈 ‘DARK MOON’의 세계관을 현실에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는 그룹으로, 해당 작품에서 엔하이픈의 멤버들은 뱀파이어로 등장한다.

이 때문에 엔하이픈의 콘서트는 다른 K팝 그룹의 공연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심장과 피가 영상에 등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십자가와 같은 심볼도 중요하게 사용됐다. 특히 콘서트의 시작 시 후드를 눌러쓴 인원들이 무대를 둘러싸 엔하이픈의 멤버들을 ‘소환’하는 듯한 연출은 엔하이픈의 공연이 아니면 절대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이런 콘셉트 때문일까. 엔하이픈은 음악과 무대 역시 다른 하이브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와 비교할 때 어딘가 딥하고 다크한 느낌이 있다.

엔하이픈 멤버들은 정말로 뱀파이어라도 되는 것처럼, 콘서트의 시작과 함께 끈적하게 몸에 휘감겨 와 어느새 중독시켜버리는 음악과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휘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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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빌리프랩

단, 이는 콘서트의 전반부까지만의 이야기로, 콘서트의 후반부는 전반부와 전혀 다른 분위기로 급격히 전환이 된다. 마치 지금까지의 모습은 '판타지'라고 말하는 것처럼.

실제로 온갖 꽃으로 둘러싸인 좌석에서 어쿠스틱 버전의 ‘TFW’를 부르는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나 그래피티로 장식된 피아노 앞에서 ‘몰랐어’를 부르는 정원, 희승, 니키 등의 모습은 정말로 방금 전과 같은 그룹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One and Only’로, 엔하이픈과 피카츄가 함께 펼치는 상큼하고 귀여운 무대는 이제 어느 쪽이 판타지이고 어디가 현실인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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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앙코르를 포함해 총 26곡의 무대를 선보이며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어느 지점을 보여준 엔하이픈은 공연 말미 "엔진(팬덤명)과 엔하이픈은 항상 운명의 선으로 연결된 존재다. 우리는 영원할 거다"라고 뱀파이어다운 소감을 끝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엔하이픈의 월드투어 ‘FATE PLUS IN SEOUL’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개최된다. 이어 4월과 5월에는 애너하임, 오클랜드, 터코마, 로즈몬트, 벨몬트 파크 등 미국 5개 도시에서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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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