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사는 병정개미들은 허공을 건너게 해 줄 다리가 필요할 때 스스로의 몸을 던져 다리의 일부로 만듦으로써 이동한다. 이들 개미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몸으로 허공에 다리(bridge)를 만들 수 있을까? 왜 다리를 만들까? 국제 개미연구팀이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과학자들은 개미들이 자신의 몸을 던져 좁은 지점에서 시작해 점점 넓혀가면서 허공을 잇는 두지점 간 최단거리에 다리를 만듦으로써 집단전체가 가장 빠른 속도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뉴저지기술연구소 주도의 국제 개미연구팀이 이같은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남미 개미들은 자신들의 몸을 서로 엮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반대편으로 가장 빠르게 가는 다리를 만들어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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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은 최단 거리로 이동할 필요가 있을 때 스스로의 몸을 던져 다리를 만든다. 사진=크리스토퍼 리드,매튜 러츠 뉴저지기술연구소

과학자들은 이 연구결과 나온 개미들의 다리 만드는 기술을 자율 스웜로봇떼(swarm robotics)에 적용해 재난시 인명구조나 탐사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개미들의 다리만드는 행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 온 국제 개미연구팀은 개미들이 스스로 이 다리를 해체할 때까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들은 이 연구를 하기 전까지는 개미들로 이뤄진 다리가 움직이고 않고 고정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이 다리가 고정돼 있으면 개미집단의 이동속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다리를 구성하는 개미들이 항상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좁은 공간에서 다리를 만들어 넓은 곳으로 옮기면서 점차 다리길이 늘리기

크리스토퍼 리드 박사(시드니곤충행동생태연구소의 포스트닥과정 연구원)는 “개미들은 좁은 잔가지나 열대성 덩굴가지의 교차점, 예를 들어 V의 좁은 지점에서 다리를 만들기 시작해 점차 참여하는 개미들 수를 늘려가면서 넓은 쪽으로 이동해 가게 된다. 이렇게 해서 개미다리의 길이가 길어진다. 결국 개미들은 두 지점을 잇는 최단 거리에 살아있는 긴 다리를 만들어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래 사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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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은 자신들이 이동하는 경로의 최단 거리를 만들기 위해 우선 자신들이 이동하는 경로상에 있는 좁은 지점의 교차점에서부터 다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사진=크리스토퍼 리드,매튜 러츠 뉴저지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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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미들은 점점더 다리를 만드는 참여자 수를 늘리며 좁은 공간에서 넓은 공간으로 더 긴 다리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개미들이 움직이는 다리를 만들어 보다 넓은 아래 공간으로 이동해 있다. 사진=크리스토퍼 리드,매튜 러츠 뉴저지기술연구소

연구진은 개미들이 더 짧은 거리를 움직여 노동력을 절감하고 이 남아도는 힘을 다른 일을 하는데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병정개미가 필요에 따라 다리를 구성하는 자신들의 위치를 바꿀 수 있고 단 몇 초 만에 다리를 조립하고 해체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들은 병정개미들로 만들어진 이 움직이는 다리가 개미집단의 속도를 최적화하며, 개미들이 위험한 환경을 가로질러 갈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개미의 다리만드는 원리를 재난 구조용 스웜로봇에 응용한다

이런 개미떼의 행동방식을 응용하면 뛰어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리드 박사는 “병정개미의 원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독립 로봇집단으로 구성된 인공시스템도 필요할 때마다 거대구조물을 만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들 로봇떼는 복잡한 지형을 돌아다니기 위한 다리를 만들고 파괴된 구조물을 수리하도록 연결시키거나 무너지는 다리를 고정시키도록 지지해 주는 것과 같은 엄청난 일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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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병정개미들은 정글에서 이동시 몸을 던져 좁은 공간에서부터 다리를 만들기 시작해 가장 빠른 지름길을 잇는 긴 다리를 만들 줄 안다. 사진=크리스토퍼 리드, 매튜 러츠 뉴저지 기술연구소

이 연구는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는 재료와 자율 집단로봇(스웜로보틱스)들이 자기조립시스템을 만드는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미가 다리를 만드는 방식은 예기치 못한 복잡한 상황속의 위험에 빠져있는 재난지역의 인간들을 구조하는 스웜 로봇들을 작동하게 해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제 개미연구팀은 막스플랑크조류연구소,콘스탄츠대,뉴저지 기술연구소, 프린스턴대,조지워싱턴대로 구성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