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면서 전국적 유행 국면을 맞았다. 누적 확진자 수가 600명을 넘어섰고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확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이미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확진자가 없었던 강원, 세종, 울산, 대전에서도 환자가 쏟아지면서 '코로나19 안심지대'가 사라졌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 진행 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응해 방역체계 개편에 나섰다. 그동안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는데 보다 중점을 둔다.

◇코로나19 사망자 6명으로…전국서 확진자 속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16시 기준 전날 대비 확진환자 169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총 602명으로 늘었다. 이 중 579명이 격리 입원 중이다.

이날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인 의사환자는 2만5577명이다. 이 가운데 1만7520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8057명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새롭게 확진된 환자 169명 중 95명이 신천지대구교회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5명은 역학적 연관성을 확인 중에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1명, 부산 8명, 대구 117명, 광주 2명, 대전 1명, 경기 4명, 경북 25명, 경남 10명, 제주 1명이 발생했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도 6명(23일 오후 9시 기준)으로 늘어났다. 이날 오전 사망한 57세 남성을 포함한 4명이 청도대남병원 관련 환자다. 이날 오후 추가 사망자도 나왔다. 신천지대구교회와 관련된 38번째 확진자(57세 여성)로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경북대병원에 입원 중 사망했다. 19일 청도대남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동국대경주병원에 입원 중이던 59세 남성도 이날 사망했다.

앞서 지난 19일 청도대남병원에서 숨진 60세 남성이 사망 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1일에는 청도대남병원에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된 50대 여성이 사망했다. 경북 경주에 거주하던 40대 남성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사후 진단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현재 사망자들의 사망원인과 코로나19 관련성을 조사 중이다.

◇코로나19 전방위 확산에 달라지는 방역 체계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현재 일부 지역과 집단을 중심으로 전파가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해당 지역과 집단구성원을 중심으로 환자를 신속히 발견하고 발견된 환자는 신속 격리하며 적극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감염 진행 상황 변화와 국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 '심각' 격상에 맞춰 현재 방역체계도 손본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일반 만성질환자, 응급환자, 중증환자들이 일반진료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본다. 중증환자나 사망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조기 발견과 환자 중증도에 따른 적정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 대량 환자 발생 시 의료진이 노출돼 격리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의료병상과 의료인력 및 자원을 충분히 동원하는 것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대량 발생 위험이 되고 있는 신천지대구교회 교인과 그 가족, 밀접 접촉자에 대한 조기 진단을 통해 2·3차 전파를 막는 것”이라면서 “신도 9300명과 가족에 대한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신속한 조치와 검사 및 대응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청도 대남병원은 정신병동 입원 환자 대부분이 감염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적정 치료를 제공해 환자 관리를 안전하게 하는데 주안점을 둔다”면서 “은평성모병원, 부산, 성지순례 등 소규모 집단발병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신속한 감염원 조사와 접촉자에 대한 조치를 통해 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게끔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