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가 자동차로 확대되면 정부 3대 중점 육성 신산업 중 하나인 미래형차의 타격이 예상된다.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에 필요한 소재·부품은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핵심 기술인 수소탱크에 필요한 '탄소섬유'를 일본 도레이에서 수입한다. 2017년 기준 국내 수입량 50%를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역시 배터리 핵심 소재 중 바인더와 전해액 첨가제, 알루미늄 파우치는 일본 의존도가 높다.

업계는 정부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육성 의지를 내비친 만큼 장기 관점에서 자체 기술과 대체재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부원장은 “친환경차 자립형 소재·부품 생태계 구축을 위해 소재, 중간재, 부품 개발부터 제품 어셈블리 확보, 실증라인 구축과 신뢰성 부여 등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수입품을 국산품으로 대체할 때 세제 혜택을 부여하거나 국내 시험기관 설비를 증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연구개발(R&D)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현금 지원 방식을 세제 지원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대형 국책과제와 기초·공공 분야는 현금 지원 방식으로 두되 기업 대부분이 발굴해 제안한 보텀업 과제는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액공제 방식이 확대되면 과제 발굴과 R&D 사업 수행자 선정·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일거에 해결돼 R&D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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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 콘셉트카 민트.

자동차 업계는 미래·친환경차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전기·수소·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지원에 올해보다 63.4% 늘어난 1조4900억원 예산을 배정하면서 미래차 기술 개발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래차 핵심기술 개발프로젝트에 28.9% 늘어난 2500억원을, 전기·수소차 보급과 충전인프라 구축에 79.4% 확대된 6186억원을 배정한다. 수소차 보급 지원 예산은 3495억원으로 올해(900억원) 대비 4배가량 늘었다. 이에 완성차 업계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3년까지 미래기술 투자와 관련해 △차량 공유 등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에 6조4000억원 △차량 전동화 분야에 3조3000억원 △자율주행·커넥티비티 기술에 2조5000억원 △선행 개발과 전반적 R&D 지원 사업에 2조5000억원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급변하는 미래차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면서 필요한 미래차 원천기술까지 확보한다. 2020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출시를 통해 상품성과 효율성을 비롯해 전기차 시스템 응용 기반 혁신성도 제고할 계획이다.

수소전기차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하고 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생산 계획은 올해 7000대에서 내년 1만7000대, 2021년 2만6000대, 2025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13만대로 늘려갈 예정이다. 정부기관·민간기업과 협력해 2022년까지 수소차 1만5000대 보급과 최대 310기 수소충전소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할 레벨3 자율주행차 개발과 도심 자율 주행이 가능한 레벨4 자율주행차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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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 콘셉트카 민트.

쌍용차도 미래차 개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쌍용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 첫 단계로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에 해당하는 준중형급(C세그먼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관련 각종 인증절차 과정으로 출시까지 시간이 소요될 우려가 있다. 심각한 경영난에도 자체 미래 친환경차를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아 개발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차는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주요 엔지니어링 대표 10명 내외로 'CO2 저감특별팀'을 구성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약 1942억원 연구비를 집행했는데 이는 전년(1779억원) 대비 16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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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전기차 콘셉트카 45 후면부 티저 이미지.



【표】정부 2020년 미래차 예산 투입 계획(자료:기재부)

【표】국내 자동차 생산량 및 수출량 추이(자료:한국자동차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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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