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독자 개발한 '한국형 우버이츠'를 내놓는다. 일반인이 쿠팡의 배달 파트너로 참여해 식음료를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다. 일반 배송품에 이어 식음료 배달 서비스로 공유물류 플랫폼을 확대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서울 잠실 지역 커피숍에서 식음료 '사전주문' 사내 테스트에 돌입했다.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앱 등으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면 현장 방문 즉시 주문한 식음료를 받을 수 있는 픽업 서비스다.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사이렌오더' 서비스와 유사하다.

이번 사전주문 테스트는 식음료 주문·배송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과정이다. 쿠팡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처럼 다양한 식음료 메뉴를 제공하는 종합 배달 앱을 도입할 계획이다. 구체적 론칭 시기와 서비스 범위는 테스트 결과와 시장 상황을 감안해 결정한다.

쿠팡은 배달 앱 서비스 상용화를 대비해 다양한 상표권도 출원했다. 쿠팡 사명과 로켓배송 이름을 활용한 '쿠팡이츠'와 '로켓이츠', '쿠이츠' 중 하나를 배달 앱 서비스명으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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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쿠팡이 우버이츠처럼 공유물류형 식음료 배달 플랫폼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 배달 앱 업체 대부분은 매장 인력이나 자체 물류 인력을 활용한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우버이츠는 배달 대행 전문업체가 아닌 일반인이 '배달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 식당 등에서 음식을 받아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형태다. 스쿠터는 물론 자전거, 도보 등 배달이 가능한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배달 건 당 5000원 안팎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아르바이트, 투잡족 등의 지원이 증가하는 추세다.

쿠팡은 올해 일반인이 배송에 참여하는 '쿠팡 플렉스'를 선보이면서 공유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잠재 수요를 확인했다. 쿠팡 플렉스는 지원자가 자신의 일정에 따라 원하는 날짜를 근무일로 선택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신개념 배송 일자리다. 서비스 개시 두 달만에 9만4000여명이 지원했다. 식음료가 일반 배송상품에 비해 부피 및 무게 부담이 적은 것을 감안하면 쿠팡 식음료 배달 서비스에 더 많은 인원이 몰릴 수 있다.

배달 앱 시장은 쿠팡의 가세로 한층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배달 앱 시장 규모는 3조원 수준이다. 2013년 3000억원대에서 10배 가량 성장했다.

각 업체는 시장 점유율과 충성 고객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보다 많은 협력 식당을 발굴하는 한편 가격·배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온라인쇼핑 업체의 배달 앱 시장 참전도 예상된다. 최근 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e)쿠폰 수요가 늘면서 식품업체와 손을 잡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11번가가 제공하는 '푸드·배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