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연구 현장 '안전 확보' 수범 기관으로 꼽힌다. 현 이상목 원장 취임 후 안전 관련 13대 중점 추진 과제를 추진하는 등 현장 안전 확보에 전력을 기울였고, 지난해 정밀안전진단에서 1등급 연구실 비율 95.4%를 달성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기관 전체 1등급 비율 67.6%)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일회성 점검이 아닌 체계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생기원은 '안전점검→위험성평가→KS DAY→정밀안전진단'으로 이어지는 4단계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 연구 현장 전반의 위험 요인을 지속 점검·개선해 왔다.
특히 전북기술실용화본부(이하 전북본부)에서 변화가 뚜렷하다. 전북본부는 불과 2년 전에는 정밀안전진단에서 2등급을 받은 소속 연구실이 4곳, 3등급도 1곳이 있었으나 최신 결과에서 이들을 포함한 18곳 모두 1등급이 됐다.
김제에 위치한 전북본부 농기계기술지원센터를 찾아, 현장에 어린 안전 추구 노력을 직접 살펴봤다.

처음 접한 곳은 '험로시험 주행장'이다. 탁 트인 벌판에 웬만한 학교 운동장보다 커 보이는 주행장이 펼쳐져 있었다. 농기계 한계를 시험하는 경사로, 요철 구간, 침수로 등 극한환경이 모사돼 있었는데 기자를 안내한 특수목적로봇그룹 소속 김정길 박사는 이를 두고 “10여 년에 걸친 '안전 추구' 역사가 녹아 있다”고 했다.
그는 “2013년 이 시설을 만들었을 당시와 지금은 사뭇 다르다”라며 “10여 년 세월 동안 안전을 위해 많은 것을 개량하고 더했다”라고 강조했다.
시험 차량이 빠지거나 넘어질 것을 우려해 주행장 외곽을 둘러싼 배수로를 보완했고, 애초 없었던 농기계 실증시험 준비실도 만들었다. 특히 준비실은 과거 노지에서 보관·정비가 이뤄진 탓에 상존했던 안전사고 위험을 막는다는 설명이다.
김정길 박사는 “지속된 업그레이드로 연구자, 시설 이용자 안전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해당 시설 이용자들이 많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함께한 김은철 전북 본부 경영지원실장은 “전북은 국내 농기계 대표 기업 2곳이 위치한 곳인데, 우리 주행장이 이들에게 안전 우려 없는 산·연 협력의 장이 됐다”라며 “험로 주행 관련 '방산' 영역에서도 이 시설에 관심을 보인다”라고 전했다.

'기어박스(동력원의 토크·회전수를 변환해 구동체에 전달하는 장치) 시험실'에서도 세세한 안전 추구를 엿볼 수 있었다. 김정길 박사는 기어박스 성능·효율·내구성 등을 살피는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기어박스 시험 중 튕겨 나간 부품이 벽을 관통한 타 기업 사고 사례를 접한 뒤, 안전관리에 더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접한 시험실은 곳곳의 방호막이 완비돼 있었다. 게다가 시험 시 2층 별도 공간에서 시험을 주재할 수 있어 사람과 장치가 분리됐다.
특히 시험장비 회전부의 노란색 철제 요소들이 눈에 들었다. 이를 두고 김 박사는 “튕겨 나오는 부품을 차폐하려 별도 제작한 보호커버”라며 “귀찮아도 안전이 제일이라는 생각으로, 실험공간 내 위험 요소를 찾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전 추구는 '미룰 수 없는 것'이라는 견해도 취재 중 접할 수 있었다. 운영 중인 연구실을 3등급(주의 등급)에서 1등급으로 수직 상승시킨 김재황 탄소경량소재그룹장은 “3등급을 받은 후 발 빠른 조치로 해당 공간의 절반은 1년 만에, 나머지도 2년 만에 1등급으로 만들었다”라며 “내가 늑장을 부리는 사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더욱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