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공기관 임직원을 사칭해 기업들에게 접근하는 사기 시도가 급증하고 있어 업계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긴급 수의계약'이나 '물품 공급'을 미끼로 내세워 중소기업과 협력업체의 절박한 심리를 교묘히 파고들고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은 최근 기관 임직원을 사칭해 계약 이행 및 물품 공급을 제안하는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었다며 긴급 주의보를 발령했다.
확인된 사례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접근한다. 관련 부서 협조를 핑계로 카카오톡 등 업무용 채팅방 개설을 요구하거나, 본인 확인 혹은 서류 접수를 빌미로 QR코드를 생성해 이메일 회신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들은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수의계약 건이 있다”며 물품의 선납품을 요구하거나, 인테리어 공사 용역 계약을 제안하며 금융상품 가입을 종용하는 등 대담한 수법을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MEDI hub) 역시 유사한 피해 예방에 나섰다. 재단은 최근 재단 직원의 실명을 도용한 허위 명함을 내밀며 거래처에 접근하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요 사기 수법은 크게 세가지다. 물품 납품을 빌미로 명함을 전송한 뒤 긴급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비용 선입금을 요구하거나, 특정 의료기기나 기자재 납품을 요청하면서, 본인들이 지정하는 제3의 업체를 통해 물품을 구매해 달라고 요청한다. 또 재단 공식 로고와 직인을 위조한 공문을 보내 기업들의 의심을 피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사칭 사기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조달청, 한국도로공사, 군포도시공사 등 대형 공기업을 사칭한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말 조달청 신성장판로지원과장을 사칭한 일당이 연말 긴급 발주를 빙자해 혁신장터 등록 중소기업에 접근한 뒤 물품대납 명목으로 4000만원을 편취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한국도로공사와 군포도시공사는 직원 명함과 공문서를 위변조해 긴급 물품대급 선남과 제3업체를 통한 대리구매를 요구하는 사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공공기관의 명칭을 교묘하게 바꾼 가짜 웹사이트를 개설해 계약 이행 보증금을 갈취하는 수법도 보고되고 있다. 사기범들은 주로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조직도를 통해 직원 실명을 확인한 뒤, 해당 직원을 사칭하며 접근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속아 넘어가기 쉽다.
사기범들의 수법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의심스러운 연락을 받았을 경우 명함에 적힌 번호가 아닌, 해당 기관의 대표번호나 공식 홈페이지에 안내된 담당 부서로 직접 전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공공기관은 포털 메일을 업무용으로 사용하지 않기때문에 반드시 기관 고유의 도메인을 쓰는지도 살펴봐야한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계약 과정에서 업체에 선입금을 요구하거나, 특정 업체로부터 물품을 사라고 하지않는다”면서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개인 메신저로만 소통하려 하거나 QR코드 접속을 유도한다면 즉시 소통을 중단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