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가 피지컬 인공지능(AI) 관련 차세대 네트워크 시스템의 국제표준 조직을 제안하고 운영 책임자 지위를 확보했다. 향후 AI 기반의 통신 네트워크 표준화에 있어 국내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49차 '국제 시스템간 통신 및 정보교환 국제표준화회의(ISO/IEC JTC 1/SC 6)'에서 피지컬 AI 관련 표준화 논의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통신 네트워크 분야 '피지컬 AI' 논의를 위한 자문그룹(AG-AI) 신설이다. 피지컬 AI는 현실 세계의 로봇, 기계가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행동하는 AI 기술이다. 한국의 제안으로 자문그룹이 신설됐다.
한국은 중국과 함께 해당 자문그룹의 공동 컨비너(운영 책임자) 지위를 확보했다. 정성호 한국외대 교수가 공동 컨비너로 선임됐으며, 향후 신설 자문그룹의 의제 설정과 운영을 총괄하게 된다.
신설된 자문그룹은 향후 SC6 내에서 AI 기반 통신기술의 표준화 방향을 설정하고, 기술 간 연계 및 표준화 격차를 분석해 전략적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AI 관련 핵심 표준화 의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예정이다.
통신 인프라가 단순한 데이터 통로를 넘어 지능형 제어망으로 진화하는 시점이다. 관련 아키텍처와 통신 인터페이스 표준을 선점하는 것은 국내 장비 제조사와 서비스 사업자의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또, 한국은 국내 산업계 수요를 적극 반영한 다수의 신규 표준화 과제를 제안하며 실무 논의를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자율이동기기의 연속 작동을 위한 무선충전 통신 인터페이스 프로토콜, 웨어러블 슈트 센서 및 구동기 제어를 위한 네트워크 프로토콜 등이다. 스마트공장 내 물류 로봇의 무중단 운영이나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정밀 제어 등 산업적 파급력이 높은 분야다.
이와 함께 미래 유망기술 분야에서도 드론 교차로 충돌회피 프로토콜, 브레인 신호전송을 위한 초저전력 데이터 전송 시스템 등을 신규 예비과제 제안해 국제 사회의 동참을 유도했다.
아울러 핵심 작업반인 '네트워크, 전송 및 미래 네트워크 작업반(WG 7)'의 컨비너로 현욱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이 수임되는 성과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차세대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분야 전반의 국제표준화 주도권을 공고히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쓰리에이로직스, 탑스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산·학·연 전문가를 포함하여 10여개국에서 6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정창림 국립전파연구원장은 “AI 기반 통신시스템이 물리적으로 연결되는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의 표준화 리더십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 산·학·연의 혁신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돼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신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