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각류도 통증 느낀다… 바닷가재, 진통제 맞으면 덜 아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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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재, 게, 새우 등 갑각류가 통증을 느낀다는 것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한 연구에서 진통제가 효과를 보였다는 새로운 증거가 추가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웨덴 예테보리대 린 스네든 교수팀은 전날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바닷가재(로브스터)에게 진통제가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르웨이,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호주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동물 복지를 이유로 갑각류를 살아있는 채로 삶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제안됐다. 하지만 갑각류가 실제로 고통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갑론을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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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바닷가재.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스웨덴 연구진은 노르웨이 바닷가재(학명 Nephrops norvegicus)에 진통제로 사용되는 아스피린과 리도카인을 투여해 실제 고통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리도카인은 물 탱크에 용해해 사용됐으며, 아스피린은 직접 주사했다.

연구진은 세 그룹(리도카인 · 아스피린 · 대조군)에게 10초 동안 전기 충격을 가해 통각 반응을 평가했다. 바닷가재는 꼬리 뒤집기라는 탈출 방법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이를 통각을 느끼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 결과 진통제를 사용한 두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꼬리 뒤집기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리도카인에 노출된 13마리 중 7마리가, 아스피린에 노출된 13마리 중 3마리만이 꼬리를 뒤집었다. 진통제에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은 더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리카도인과 아스피린 모두 전기 충격 관련 반응을 완화시켰지만, 아스피린 주사는 투여 직후 다리와 집게발을 반복적으로 다듬는 그루밍 행동이 증가하고 림프 내 젖산 농도가 상승하는 등 스트레스 반응이 확인됐다.

전기 자극으로 인한 근육 수축 가능성에 대해 연구진은 “단순히 전기적으로 자극된 것이라면 진통제가 꼬리 뒤집기를 억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갑각류를 산 채로 끓는 물에 넣는 행위를 금지하는 국가에서는 조리 전 전기 충격으로 기질시키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통해 전기 충격의 잘못된 사용이 오히려 큰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인도적인 도살 방법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들어 무척추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하나둘 나오면서 동물 복지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감각류뿐만 아니라 문어 역시 2022년부터 동물복지법의 적용 대상이 됐다.

스네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품산업뿐 아니라 갑각류 복지에 대한 윤리적 책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진통제는 실험 과정에서 동물의 고통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고, 갑각류 취급과 도살 과정에도 복지 기준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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