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꿈의 보안 기술' 동형암호, 美 대규모 R&D…韓, 실수 연산 알고리즘 'CKKS'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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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동형암호 전용 가속기 '헤라클래스' 시제품

사이버 위협이 고도화되면서 보안 기술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꿈의 보안 기술'로 불리는 동형암호 역시 단순한 연구 영역을 넘어 전략 기술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일찍히 동형암호를 국가 안보와 기술 패권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지정하고 정부 주도의 대규모 연구개발을 통해 선점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DPRIVE(Data Protection in Virtual Environments)' 프로그램이다. 2021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듀얼리티 등 주요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했다.

올해 2월에는 해당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완전동형암호(FHE) 전용 가속기 '헤라클레스(Heracles)'가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를 통해 공개됐다.

인텔 3나노 공정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주요 사양은 64개 타일페어(tile-pair) 연산 코어, 48GB 고대역폭메모리(HBM), 819GB/s 대역폭 등이다. 동형암호 핵심 수학 연산을 약 39마이크로초(us)에 처리하는데, 이는 기존 인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제온' 대비 2355배 빠른 획기적 개선이다. 7대 주요 연산 전체 기준으로는 1074~5547배 가속 효과가 증명됐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1억명의 투표 데이터를 암호화 상태로 검증하는 작업에서 제온 CPU는 17일이 걸렸지만 헤라클래스는 단 23분만에 처리했다.

한국 역시 동형암호 기술 선진국 중 하나로 꼽힌다. 대표 기업이 서울대 천정희 교수가 창업한 크립토랩이다. 2017년 실수 연산 동형암호 알고리즘 'CKKS'를 개발했다.

CKKS는 기존 동형암호가 정수 중심 연산에 머물렀던 한계를 넘어 실수 데이터를 직접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AI)과 통계 분석 등 실제 데이터 기반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동형암호의 산업 적용을 이끈 핵심 알고리즘로 평가된다. 현재 글로벌 동형암호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는 대표 기술 중 하나다.

국내 산업 현장에서도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통신·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민감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형암호 도입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토스는 얼굴 인증 데이터 보호에 동형암호를 적용했고, LG유플러스는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에서 음성 데이터를 암호화 상태로 처리하는 실증을 진행 중이다.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증사업에서 거래내역 암호화에, 서울아산병원은 의료 AI 분석에 동형암호를 적용하는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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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동형암호 도입사례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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