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트럼프, AI 예수 이미지에 공화당도 “신성 모독”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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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게시글은 이튿날 오전 삭제됐다. 사진=트루스 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로 묘사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온라인에 올리는 기행을 벌였다. 이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신성 모독”이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거세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AI 이미지 한 장을 게시했다.

이미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수를 연상시키는 흰색 튜닉과 빨간색 로브를 입고,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의 이마에 한 손을 얹은 모습이 묘사됐다. 다른 손에는 신성한 빛이 나는 모습이다. 환자의 옆에는 군인과 간호사 등이 트럼프 대통령을 올려다보고 있으며, 한 여성은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다. 배경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성조기와 흰머리독수리, 자유의 여신상,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투기 등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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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게시글은 이튿날 오전 삭제됐다. 사진=트루스 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이미지를 게재하자, 그를 지지하는 보수 인사들조차 비난을 쏟아냈다.

여성 스포츠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에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보수 성향 팟캐스터 라일리 게인스는 “왜? 진심으로, 왜 이런 글을 올린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무슨 반응을 기대하는 거냐”며 “정말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냐”며 경악했다.

보수 성향 매체 데일리 와이어의 메건 배샴 기자 역시 “터무니없는 신성 모독”이라며 “대통령이 농담한 건지, 아니면 무슨 약에 취한 건지 모르겠다. 그는 즉시 이글을 내리고 미국 국민과 신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보수 정치 평론가 캠 히그비는 자신의 SNS 계정에 “나는 트럼프를 지지하고, 하루 8시간씩 그를 옹호한다. 하지만 신성모독은 옹호하지 않겠다”며 게시글 삭제를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오전 게시글을 삭제했다.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리스도) 묘사가 아니었다. 의사인 내가 사람들을 낫게 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을 낫게 해준다”며 신성모독 논란을 되레 의미를 왜곡한 '가짜뉴스' 탓으로 돌렸다.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지지했다. 밴스 부통령은 논란이후 폭스 뉴스 채널과 인터뷰에서 “그건 유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거침없이 발언하는 것을 좋아하고 검열하지 않는 게 좋다. 물론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게시물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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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렸던 자신을 교황으로 합성한 AI 이미지. 사진=트루스 소셜 캡처

이 같은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생; 미국·페루·바티칸 삼중 국적)와 이란 전쟁을 두고 갈등을 빚은 가운데 발생했다.

앞서 레오 교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한 군사 작전과 관련해 “전능감에 대한 망상”이라며 전쟁 책임자들을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명 전체가 멸망할 것”이라고 위협한 발언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 레오는 범죄에 대해 미온적이고 외교 정책에서도 엉망이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교황은 원하지 않는다”며 “레오 교황은 교황으로서 정신을 차리고 상식을 발휘하여 급진 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추고 정치인이 아닌 위대한 교황이 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또한 자신 덕분에 레오 14세가 교황이 됐다고도 주장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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