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지 않던 근적외선을 직접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기존 시각 복원 기술을 넘어 인간이 가진 감각 한계를 기술적으로 확장하는 인공망막 기술이 구현됐다.
한국연구재단은 박장웅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근적외선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망막 신경을 자극함으로써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이식형 인공망막 장치'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근적외선은 야간 투시경이나 드론의 표적 탐지 등에 쓰이는 빛으로, 이를 볼 수 있다면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식별하는 등 새로운 감각을 얻게 된다.
연구팀은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손상된 망막 신경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인공망막에 주목하고, 이를 진화시켜 시각적 한계를 뛰어넘었다. 근적외선을 감지해 전기 신호로 바꾸고 망막 신경을 자극하는 초소형 인공망막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근적외선을 잡아내는 포토트랜지스터, 가시광선은 투과시키고 근적외선만 선별하는 초박막 필터, 안구 조직에 밀착되는 유연한 3차원 액체금속 전극으로 구성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시력을 복원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졌던 감각을 기술로 확장하는 '인간 증강'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장웅 교수는 “기존 시력과 새로운 시력이 동시에 작동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가치가 높다”며 “향후 야간 감시, 국방, 의료 진단 등 다양한 분야는 물론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신경 인터페이스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자소자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13일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