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 사업재편이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상반기 사업재편안 제출을 압박하고 있지만 업체 간 이견과 중동 전쟁 영향으로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여수산업단지에 있는 LG화학과 GS칼텍스, 울산산업단지의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대한유화에 상반기까지 사업재편안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대산산업단지의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정부 지원 아래 사업재편을 추진 중이며, 여수산업단지의 여천NCC, DL케미칼,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은 최종 사업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반면 여수산단 2개사와 울산산단 3개사는 감산 규모, 자산가치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LG화학은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2호기 가동을 중단하고 GS칼텍스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산가치 평가를 둘러싼 입장 차로 진전이 더딘 상태다. GS칼텍스의 지분 50%를 보유한 미국 쉐브론의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울산산단의 경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180만톤(t)의 에틸렌이 추가로 생산된다. 에쓰오일은 고효율의 최신 설비는 감축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기존 설비만 줄이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업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돼 중동산 나프타 공급이 끊겼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나프타의 절반가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70% 이상은 중동산이다. 나프타를 생산하는 원유 수급 역시 불안한 상태다.
나프타는 에틸렌 생산의 핵심 원료로, 에틸렌은 자동차·전자·섬유·플라스틱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대표적인 중간재다.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에틸렌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NCC를 감축할 경우 에틸렌 생산량 감소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프타 공급 불안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석유화학제품 가격 급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체 간 이견과 중동 리스크까지 겹친 만큼 석유화학 사업재편이 당분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상반기 제출을 원하고 있지만 업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여러 변수도 존재해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