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이 통행료를 함께 걷는 '합작사업'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던 만큼, 백악관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다”며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좋다. 만약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곧 이란의 도움 여부와 상관없이 석유가 다시 흐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이란이 미국과의 2주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새로운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행료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내도록 하고, 대형 유조선에는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일부 보도에서는 배럴당 1달러 수준의 요금을 검토 중이라는 전언도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ABC방송과의 통화에서 “미국과 이란이 이를 합작사업(joint venture)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해협을 보호하고 다른 세력으로부터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앞서 6일에도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 통행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수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어떤 형태의 제한도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재개통하는 것”이라며 “휴전은 이란의 통행료 부과 없는 자유로운 통항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명목상 휴전에도 사실상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다. 약 230~300척의 선박이 해협 통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선박 운항은 이란의 승인 아래 제한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에 근접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