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부 정보를 활용해 예측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 직전, 이를 정확히 예측한 신규 계정들이 수십만 달러를 벌어들인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표 직전 미국 예측시장 폴리마켓에 새로 가입한 최소 50여 개 계정이 휴전 성사에 집중 베팅해 수십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문명이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계정들이 미국과 이란의 휴전 가능성에 '예스(YES)'로 베팅한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듄의 공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7일 오전 10시께 만들어진 한 계정은 약 7만2000달러를 베팅해 약 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은 279%에 달했다.
또 다른 계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휴전 소식을 올리기 불과 12분 전에 가입했다. 이 계정은 약 3만1908달러를 투자해 약 4만8500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수익률은 152%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후 6시 32분(미 동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발표했다. 그러나 그보다 몇 시간 전부터 신규 계정들이 대거 휴전 성사에 돈을 걸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행정부 내부 관계자나 군·외교 라인 인사가 비공개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아직 내부자 거래를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약 5시간 전,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엑스를 통해 협상 시한 연장을 요청한 점이 일부 투자자들에게 휴전 가능성을 암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발언을 한 뒤 결국 물러서는 경향이 있다는 이른바 '트럼프는 결국 물러선다'는 인식이 베팅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폴리마켓 같은 예측시장이 암호화폐 지갑만 연결하면 실명 인증 없이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에 공개되지만, 실제 계정 주인이 누구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지갑과 계정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예측시장을 기존 주식시장처럼 내부자 거래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은 예측시장에도 내부자 거래 금지 규정을 적용하는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