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에게 보안 강화와 기본통신권 보장,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당부하며 통신사의 공적 책무를 강조했다. 다만, 정책 실무 책임자의 200일에 가까운 장기 공석 속에 중장기 방향성을 찾기 어렵고, 진흥 정책의 구체성도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배 부총리·통신 3사 간담회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대표는 기본통신권 보장, 정보보안 강화, AI 신산업 혁신 등 쇄신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신뢰 회복, 미래 투자 공감대
선언문은 신뢰·민생·미래 3대 키워드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통신 신뢰 회복을 위한 보안 확충은 통신사의 기본 책무로 환골탈태 수준의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배 부총리는 CEO 협의체를 통해 분기별 통신사의 보안 이슈를 직접 보고 받기로 했다.
민생과 관련해 통신 3사는 모든 데이터 요금제에 최소 400kbps 속도의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제공하기로 합의하고 고령층 요금할인도 확대키로 했다. 이는 국민 기본통신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연간 3221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업계가 미래 선도를 위한 AI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통신 3사도 AI 시대를 대비한 네트워크 투자 중요성에 공감하며 관련 투자액을 전년보다 15% 확대하겠다고 화답하며 의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번 회동이 사실상 통신비 인하 등 사회적 책임에만 무게가 실리고, 통신산업의 중장기 성장 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데 대해 아쉬운 부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물가지수에서 휴대전화료는 1.7% 줄면서 주요 가계물가 중 유일한 감소세를 보였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 요금인하 압박이 커지면서 네트워크 투자는 위축되고 있다.

◇AI 시대 대비 위한 중장기 통신 진흥책 필요
정부는 R&D 투자 확대와 더불어, AIDC 특별법 제정을 조속히 추진하고 통신사가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공공 AX 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정부의 의지는 확인됐지만, 이는 과거 회동에서 통신사가 수조원대 투자를 약속하면 정부가 세액공제, 규제 완화책 등 실질 지원책으로 화답한 사례와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6G 투자 촉진을 위한 세액공제율 상향(5G는 3%)과, 소프트웨어(SW)까지 확대 필요성 등 건의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우혁 과기정통부 실장은 “세제지원과 관련해서는 수시로 검토할 방침”이라며 “올해 남은 2~4차 간담회를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가 CEO 간담회 정례화를 통해 통신 산업 구조를 성장으로 전환시킬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부총리가 산업계의 생생한 의견을 토대로 '통신 홀대론'이 나오지 않도록 이제라도 성장 전략을 챙겨야 할 것”이라며 “규제완화, 세제, 중장기 발전 방향 등을 종합 고려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