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중국 CATL이 에너지저장시스템(ESS)용 소듐(나트륨) 배터리를 처음 공개하며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국내 배터리 3사도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시제품 생산이나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물러 있어 기술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지난 1일부터 열린 '중국 에너지저장 국제 컨퍼런스(ESIE 2026)'에서 ESS용 차세대 소듐 배터리 실물을 선보였다. 이미 전기차와 소형 트럭용 소듐 배터리를 양산 중인데, ESS용 제품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상용화가 목표다.
해당 제품은 300Ah 이상의 용량과 97% 효율, 1만5000회 이상의 충·방전 수명 스펙으로 공개됐다. 2~8시간 규모의 유틸리티용 저장장치와 AI 데이터센터(AIDC) 시나리오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소듐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대비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원재료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고 가격 경쟁력이 높다. 저온 성능 저하가 적고 고온 안정성이 우수해 ESS와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차세대 배터리 후보로 꼽힌다. 특히 가격이 핵심인 중저가 시장에서는 리튬이온을 일부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소듐 배터리 상용화 사례가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앞서 있지만 현재는 시제품 생산 단계로,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과 삼성SDI는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술 검증과 양산성 확보,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문제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도 가격 주도권이 이미 중국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중국 기업이 원재료·셀·팩 공급망을 장악하며 저가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은 삼원계 중심 포트폴리오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왔지만, 보급형 전기차와 ESS 확대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부담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실제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기준 한국 3사 합산 점유율은 15.0%로, 전년 동기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