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한 전시장을 넘어 자동차 문화의 메카로 자리잡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를 찾았다. BMW가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설립한 드라이빙 센터는 축구장 약 43개 규모의 광활한 부지 위에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경험을 집약해 놓은 공간이다.
드라이빙 센터는 2024년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대대적 단장을 마쳤다. 기존 단순 차량 전시 공간에서 브랜드 역사와 미래 비전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진화했다.
특히 BMW 그룹의 최신 전시 콘셉트 '리테일 넥스트(Retail Next)'를 적용해 공간을 나누던 벽체를 최소화했다. 이로 인해 방문객의 동선이 끊기지 않는 '심리스(seamless)' 설계를 완성, BMW와 MINI, 그리고 모터사이클인 BMW 모토라드의 최신 모델들을 하나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관람할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띈 곳은 'BMW 럭셔리 클래스 라운지'다. 한국 전통의 색상과 문양, 장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국적인 럭셔리를 접목한 이 공간은 브랜드 정체성과 한국 문화의 조화를 잘 보여줬다. 이외에도 브랜드 역사를 볼 수 있는 '헤리티지 존', 디지털 기술로 센터를 한눈에 보는 '디지털 디오라마' 등이 다층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드라이빙 센터의 심장부는 단연 국제자동차연맹(FIA)의 안전 규격을 충족하는 드라이빙 트랙이다. 전문 인스트럭터가 상주하는 트랙에서는 체계적인 주행 기술 교육이 한창이었다.
교육 프로그램은 단계별로 치밀하게 구성됐다. 운전 초보자를 위한 '스타터 팩'부터,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M 드리프트'와 'M 인텐시브'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있어 참가자의 숙련도에 따른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
첫 방문이었기 때문에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은 스타터 팩. 모든 심화 트레이닝의 관문이자 안전 운전의 기초를 다지는 필수 입문 과정이다. 총 3시간 40분간 진행된 프로그램은 교육실 이론 강의를 시작으로 전문 드라이빙 교육의 세계로 안내했다.
교육은 시트 포지션과 스티어링 휠 파지법 등 기본적인 자세 교정부터 시작됐다. 이론을 마친 뒤 다목적 코스에 들어서면 고무 고깔을 비껴가는 슬라럼과 '풀 브레이킹' 훈련이 이어졌다. 시속 50㎞에서 급제동 시 제동 거리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단호하게 멈춰 서는 감각은 실전에서 발휘될 핵심 생존 기술이다.

이어지는 원선회 및 다이내믹 코스에서는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 발생 시 차량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법을 체득했다.
차량 뒷바퀴가 접지력을 잃으면서 바깥쪽으로 밀려나가는 오버스티어 상황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면 운전자가 '카운터스티어'(뒷바퀴가 밀리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 차체를 일직선으로 만드는 것)를 본능적으로 펼쳐 대응하는 코너에서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경험을 했다. 주행 중에 차량 후미가 좌우로 흔들리는 아찔한 상황에 놓이고, 이를 스스로 헤쳐 가야 할 때는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릴 정도였다.
주행 기술 교육의 마지막 백미는 서킷 주행이었다. BMW 320i를 타고 인스트럭터의 무전에 맞춰 이상적인 드라이빙 라인을 직접 코칭받으며 달렸다. 직선 주로에서 시속 100㎞ 이상 가속하고 급커브를 민첩하게 돌아나가는 경험은 차가 운전자의 마음을 읽는 듯한 일체감을 선사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는 성인들만의 놀이터가 아니었다. 한 켠에는 부모와 함께 방문한 어린이를 위한 과학 창의 교육 공간 '주니어 캠퍼스'가 마련돼 있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동차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에 숨은 과학 원리를 배우고, 직접 친환경 자동차 모형을 제작하며 창의력을 키운다.
또, 센터 내부에는 국내 단일 공간 최대 규모의 'BMW 차징 스테이션'이 자리 잡고있다. 총 40기 충전기를 통해 최대 80대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시설로, BMW 고객뿐만 아니라 일반 모든 방문객에게 공공으로 개방됐다. 이는 2014년부터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선제적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투자해 온 결과물이다.

BMW 드라이빙 센터는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방문객 180만 명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단순한 마케팅 공간을 넘어 올바른 자동차 문화를 전파하는 거점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서킷 위에서 체험한 다양한 콘텐츠는 자동차에 대한 흥미를 한층 고취시키기에 충분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



















